[비하인드스토리]박지성, 이미 지난시즌 맨유서 마음 떠났다

기사입력 2012-07-10 20:37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가 아들의 이적 과정에 대한 뒷얘기를 털어놨다. 10일 수원 영통구 망포동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성종씨가 박지성이 맨유에서 QPR로 이적하기까지의 과정을 기자들 앞에서 얘기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맨유에서 은퇴하고 싶었던 박지성(31·퀸즈파크레인저스)의 마음은 이미 지난시즌 떠나 있었다.

박지성은 3월 16일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1대2 패) 이후 리그 7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4월 16일 애스턴빌라와의 정규리그 경기(4대0 승)에서는 교체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아예 명단에서 빠진 것은 3월 27일 풀럼전(1대0 승) 이후 4경기 만이었다. 당시 몸 상태는 최고였다. 그러나 박지성은 묵묵하게 기다렸다.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외국 선수들의 경우는 달랐다. 자신의 몸 상태가 좋은데도 결장의 시간이 길어지면 감독을 직접 찾아가 면담을 갖는다. 박지성도 4경기 연속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을 때 동료들이 부추겨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과 얘기를 나눴다. 7년 간 맨유에서 활동했지만, 퍼거슨 감독과의 면담은 이것이 유일했다.

이미 마음은 떠나 있었다. 박지성은 시즌이 끝난 뒤 이탈리아 출신 에이전트 루카 바셰리니에게 이적팀 물색을 부탁했다. 루카는 '박지성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의 대리인과 같은 에이전트에 소속돼 있다. 10일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는 당시 박지성의 심경을 전했다. 박성종씨는 "지난시즌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다 시즌 막판 맨시티전에 출전해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회사를 예로 들면 일을 하지 않던 사람을 데려다가 일을 시키면 당장 잘 하기 힘들다"며 "당시 지성이가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심지어 버리는 선수로 취급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다. 다른 곳에서 도전을 하고 싶어했다. 마지막까지 맨유에서는 이적을 반대했다. 그러나 마음이 돌아서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QPR(퀸즈파크레인저스)말고도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중국, 중동에서 이적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QPR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줬기 때문이다. 박성종씨는 "(연봉과 수당을 합치면) 맨유에서 받았던 것과 비슷하다. 하위팀 클럽이 그런 조건을 제시하는 팀은 많지 않다. 지성이가 연봉이 많기 때문에 조건을 맞출 수 있는 팀을 찾기가 쉽지 않다. 차이가 많이 났다면 고려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 이적을 고민할 때 '과연 비슷한 조건을 제시할 팀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QPR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9일 영국 런던 밀뱅크 타워에서 열린 QPR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한 박지성. 런던=하성룡 기자
또 빨리 이적을 결정하고 싶었다. 박씨는 "런던 연고의 1~2개 팀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진행은 되지 않았다. 특히 결정과 팀 합류를 보다 빨리 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이기는 것에 익숙해 있다. 리그만 따지면, 7시즌 동안 총 32패 밖에 당하지 않았다. 매 시즌 4~5차례 밖에 지지 않았다. 그러나 QPR의 전력은 승리보다 패배가 많아질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승격된 지난시즌에도 10승7무21패를 기록했다. 박씨는 "본인이 그 부분을 어떻게 조절할지는 모르겠다. 일본을 제외하고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에서 뛴 기간 승률이 80~90% 되는 팀에 있었다. 이제는 다른 조건의 팀에서 어떻게 적응할지 본인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고려해 이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날 오전 아들과 통화한 박씨는 "지성이가 '꼴찌'라는 표현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더라(웃음). 차라리 하위권이라는 표현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이제 QPR의 핵심멤버가 된다. 이름 값과 경험 면에서 따져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출전 횟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박씨는 "실제 소화하는 경기는 비슷하다고 본다. 맨유는 출전하는 대회가 많지만, QPR은 소화하는 경기가 많지 않다. 컵 대회도 있지만 리그에서 생존해야 하기에 집중을 해야 한다. 맨유에서는 경기가 많아서 어느 경기에 나설지 모르는 불안감이 스트레스였다. QPR은 일정하게 정해진 경기를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계약기간은 처음 알려진 3년이 아닌 2년이었다.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을 2년으로 잡았다. 박씨는 "지성이도 3년이면 은퇴 부분이 걸렸다. 2년 정도면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맨유에 남아 지난시즌과 같이 칼링컵과 같은 포기하는 경기에만 출전하며 마치 버리는 선수처럼 취급이 되면 선수로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QPR에 가서 15위, 16위를 하더라도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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