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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공격수 웨슬리(가운데)가 3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성남 일화와의 2012년 K-리그 19라운드에서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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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공격수 웨슬리(20·브라질)는 천덕꾸러기였다.
많은 기대 속에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전남 드래곤즈에서 1년 간 활약하면서 K-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다. 웨슬리는 훈련장에서 다른 동료들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 다녔다. 무료한 숙소 생활 속에서 직접 아이돌 그룹 댄스까지 선보이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했다.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강릉 시내에서 동료들과 한식을 먹으러 돌아 다닐 정도로 넉살이 좋았다. 이런 웨슬리를 보면서 모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웨슬리는 고전을 거듭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개인기만 믿고 드리블을 남발했다. 찬스 상황에서 더 좋은 자리를 잡고 있던 동료는 안중에도 없었다. 팀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웨슬리와 1대1 과외까지 할 정도였던 김상호 전 강원 감독도 고개를 흔들었다. 7월 이적시장이 다가오면서 웨슬리의 거취에도 물음표가 떠올랐다.
새롭게 강원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이 내놓은 해법은 '기살리기'였다.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의 2012년 K-리그 20라운드에서 웨슬리를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했다. 이전까지 김은중(33)이 전방에 웨슬리가 서고 밑에서 활로를 개척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날은 개인기를 즐기는 웨슬리의 특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판을 벌려 줄테니 마음껏 해보라고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웨슬리는 대전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면서 강원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전반 31분에는 수비 뒷공간으로 넘어온 패스를 받아 만들어낸 골키퍼와의 1대1 맞대결에서 침착한 드리블로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후반 12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여유롭게 제치고 오른발로 다시 골망을 갈랐다. 후반 22분에는 장혁진이 올려준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 넣으면서 해트트릭을 자축했다. 공격수가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자신의 K-리그 첫 기록이자, 올 시즌 리그 통산 5호 해트트릭이었다.
웨슬리의 대활약으로 강원은 승점 20이 되면서 리그 꼴찌에서 12위로 네 계단을 뛰어 올랐다. 강원이 연승을 기록한 것은 2010년 10월 이후 1년 9개월여 만이다. 강원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른 김학범 감독은 성남 사령탑 시절이던 2008년 11월 9일 대구FC전 승리(1대0) 이후 1341일(3년8개월2일)만에 K-리그에서 승리를 맛봤다.
대전은 강원전 3연승을 마감함과 동시에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의 부진에 빠졌다. 승점 18에 그쳤고, 리그 순위는 15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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