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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선수는 결국 가게 되네요."
밝은 성격이어서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쉬움이 컸다. 모아시르 대구 감독도 의아해했다. 그는 "김기희가 탈락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7월과 8월, 선수단 운영 계획에 김기희는 없었다"고 했다. 올림픽 출전 불발의 아쉬움은 리그에서 달래기로 했다. 팀은 자신이 필요했다. 상위 스플릿에 들기 위해서도 단단한 수비를 선보여야 했다.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A대표팀 승선을 꿈꿨다. 재활 치료에 매진했다. 애초에 큰 부상은 아니었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그 즈음이었다. 11일 밤 한 통의 전화가 대구 코칭스태프에게 걸려왔다. 홍명보호였다. 김기희의 몸상태를 물었다. 장현수(21·FC도쿄)가 11일 오후 인천 코레일과의 연습경기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쳤다. 정밀 진단을 받았다. 올림픽 기간 뛸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 홍명보호 코칭 스태프는 대체 자원을 찾아 나섰다. 김기희 밖에 없었다. 대구 코칭스태프들은 "뛰는데 문제 없다"는 담을 냈다. 차출을 정중히 요청했다.
12일 김기희는 숙소에서 짐을 쌌다. 길게는 1달 이상 팀을 비워야 했다. 짐을 둘러멘 김기희는 바로 동대구역으로 가지 않았다. 우선 사무국에 인사차 대구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다들 환영했다. 대구로서는 2008년 이근호 이후 처음으로 배출해낸 대표팀 선수였다. 중간에 이상덕이 있었지만 승부조작에 연루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희는 "런던에서 한국과 대구의 명예를 드높이고 오겠다"고 했다. 사무국 직원들은 "기왕에 간 것 주전 자리를 꿰차고 돌아오라. 그렇지 않으면 안 받아줄 것"이라면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로 올라간 김기희는 바로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향하지 않았다. 서울역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합류한 뒤 인근 대형 병원으로 향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낼 건강 증명서를 위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12일 저녁 김기희는 파주NFC에 들어왔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던 파주NFC에서 김기희는 마지막 기회를 살려 주전 자리는 물론이고 팀을 메달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