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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꽃은 '골'이다.
기록과 감동이 물결친 한 여름 밤 축제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는 새 역사를 썼다. 서울은 창단 후 최다골차 승리를 거뒀다. 2009년 3월 7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6대1로 제압하면서 기록한 5골차가 기존 최다기록이었다. 당시 원정에 실점까지 있었으나, 이번엔 안방 무실점으로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31)도 이름을 아로새겼다. 후반 득점으로 K-리그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골 기록(104골)과 타이를 이뤘다. 부산 대우(현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 성남 일화를 거쳤던 샤샤(세르비아)가 271경기를 뛰면서 기록을 얻었으나, 데얀은 이보다 91경기가 적은 180경기 만에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전남을 6대0으로 잡은 제주도 웃음꽃이 피었다. 1997년 4월 12일 안양LG(현 서울)를 7대1로 잡으면서 세웠던 한 경기 팀 최다골차 승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전남을 꺾으면서 기록한 5도움도 1999년 8월 28일 안양전 승리(5대2) 이후 처음이었다. 제주의 한 경기 5도움은 K-리그 역대 한 경기 팀 최다도움(6도움) 공동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변화가 불러온 풍경
첫 만남은 어색하다. 생소한 생김새와 분위기는 원래 가진 성격을 쉽게 드러내기 힘들다. 멋쩍은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만남이 이어지고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본 모습이 나오기 마련이다. 환경에 적응하는 셈이다. 한 시즌을 치르는 각 팀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혼돈의 봄을 보낸 K-리그는 매년 여름마다 뜨거웠다. 어색함은 첫 만남으로 족했다. 대부분 상대 전력을 분석하고 대비책을 세운 6월 이후부터는 확실하게 교통정리가 됐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흐름이다. 유독 올 시즌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변화' 때문이다. 팀당 리그 30경기를 치렀던 지난해보다 14경기를 더 치르게 되면서 여유가 없어졌다. 경기 수가 많아지다보니 경고누적과 퇴장, 부상 같은 경기 내적 변수에 쉽게 발목이 잡히게 됐다. 로테이션 시스템도 쉽지가 않다. 16개 팀을 상하위 리그로 쪼개는 스플릿 시스템을 간과하기 힘들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승점을 챙겨 놓아야 후환이 없다. 한 경기도 놓치기 힘든 숨막히는 상황에서 내공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판을 바꿀 만한 카드는 있다. 7월 한 달 간 열린 이적시장을 기회로 삼을 만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틀까지 바꾸기는 힘들다. K-리그의 한 지도자는 "리그 경기 수는 많아졌지만, 한 곳으로 집중이 되다보니 대부분 주전과 비주전 격차를 줄이고 스쿼드를 짠 실정이다. 국내파 선수를 쉽게 내줄 수 있는 사정이 아니다"라며 "정말 특출난 외국인 선수를 보강한다면 모를까, 어정쩡한 보강으로 조직력에 균열이 생기면 되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과 하위권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잡혔다. 그러나 중위권은 여전히 혼탁하다. 6위 포항(승점 34)부터 10위 성남(승점 26)까지의 승점차는 8점. 2~3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여지가 있다. 상하위리그 분기점에 걸쳐 있는 이들의 싸움이 앞으로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플릿 시스템 시행 전부터 예상이 됐던 풍경이다. 우승에 도전하는 상위리그와 강등을 피해야 하는 하위리그의 무게감은 크다. 단순하게 리그가 갈라지는 상황만으로도 심리적인 영향이 만만치 않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