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인생' 이승렬, '피터팬 콤플렉스' 극복할까

기사입력 2012-07-24 09:40


이승렬. 오사카(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한 때 한국축구의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손꼽혔던 그다.

2008년 신갈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프로에서 활약할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인정받았다. 스피드와 개인기는 이미 동급 수준을 뛰어 넘었다. 순간적인 움직임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한 없는 오르막이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내리막이 이어졌다. 찬란한 영광의 시간은 어둠으로 변했다. 일본 J-리그에서도 성공신화를 쓰지 못한 그는 다시 K-리그에서 부활을 엿보고 있다. '피터팬' 이승렬(23·감바 오사카) 얘기다.

2008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그는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2008년 31경기 출전, 5골-1도움, 2009년 26경기 출전, 7골-1도움, 2010년 28경기 출전, 10골-6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미래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에는 20세 이하 월드컵 8강 주역이기도 했다. 승승장구했다. 21세에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도 승선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2대0 승)을 뛰었다. 인저리 타임을 포함해 정확히 5분23초를 소화했다. 월드컵 직후에는 축구에 새로운 눈을 떴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원인 모를 부진의 늪에 빠졌다. 소속팀에서 19경기에 출전, 1골에 불과했다. 태극마크와도 거리가 멀어졌다. A대표팀은 물론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외면받았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사라졌다. 출전이 들쭉날쭉하다보니 리듬을 찾기 힘들었다. 용병 듀오 데얀과 몰리나에 밀려 줄어든 출전 시간은 독이었다. 당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승렬이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다. 위기 상황이거나 비중있는 경기에서 해결 능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벌써 4년 차다. 마냥 아기가 아니다"며 애정어린 충고를 던졌다.

이승렬은 결국 이적을 택했다. 둥지를 옮기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일본 감바 오사카에 1년 임대로 가닥을 잡았지만, 서울이 난색을 표했다. 협상은 결렬되는 듯 했다. 그러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감바 오사카는 배수진을 쳤다. 임대에서 완전 이적으로 전략을 바꿨다. 1년 임대로 6억여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접고, 이적료로 22억원을 내놓았다. 서울도 감바 오사카의 끈질긴 구애를 수용했다. 이승렬의 미래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련은 계속됐다. 감바 오사카에서도 지난해 8경기 출전에 그쳤다. 데뷔 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K-리그 단기 유턴이었다. '철퇴축구' 울산이 이승렬에게 손을 내밀었다. 6개월 임대로 울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치열한 주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울산에도 만만치 않은 공격 자원들이 대기 중이다. '국가대표 원투펀치' 이근호와 김신욱이 버티고 있다. 또 마라냥과 하피냐 등 특급 조커들이 출전 기회만 엿보고 있다.

이승렬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피터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의 환희는 과거일 뿐이다. 새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항상 문제 시 됐던 팀 플레이에 대해서도 변화가 절실하다. 남들보다 한발 더 뛰면서 적극적인 수비가담과 희생정신을 강조했던 '은사'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의 조언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