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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팠다.
사실 한국영은 런던행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해 놓은 자원이었다. 지난해 10월 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 때부터 중용됐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43)이 가장 믿고 쓰는 선수였다.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첫 번째 조건은 성실함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몸을 던져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뛴 거리가 12㎞에 달하는 풍부한 활동량도 돋보였다. 뛰어난 축구지능도 칭찬감이었다. 이 장점을 살려 윤빛가람(22·성남)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투지와 남다른 희생정신은 한국영의 또 다른 경쟁력이었다.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에선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님에도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뛰고 또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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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악물었다. 비밀에 부친 부상이 들통나지 않게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특히 자신이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천금같은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렇지만 한계에 다다랐다. 16일 결전의 땅 '뉴캐슬'에 입성한 뒤 부상 통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결국 탈이 났다. 23일 오후 훈련 도중 왼발 발등 부위에 통증을 느껴 현장에서 통증완화 치료를 받았다. 24일에는 현지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왼발 중족골 골절로 판명됐다. 송준섭 올림픽대표팀 주치의는 본선 출전 불가를 통보했다. 한국영 대신 정우영(23·교토상가)이 대체 선발됐다.
비참했다. 예상된 결과였다. 그러나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그동안 버틴 시간이 아쉬웠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기 이틀 전에 낙마한 것도 한국영의 축구인생에서 통한이 됐다.
좌절은 미래의 환희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 한국영에게 올림픽은 과거일 뿐이다. 벌써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영은 다시 뛴다. '일어나자! 더 강해지고 단단해져서 다시 돌아오자.' 눈물을 머금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처럼….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