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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기성용(셀틱)은 한국 축구의 조연이었다. 박지성(QPR) 이영표(밴쿠버) 김남일(인천)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했다. 사상 최초 원정 16강에 진출한 역사의 현장에 있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한국 축구의 유망주를 비쳐주지 않았다. 2012년, 그의 주소가 바뀌었다. 유망주 꼬리표를 뗐다. 2년만에 눈에 띌 정도로 성장을 거듭한 그는 한국 축구를 이끌 기둥으로 우뚝섰다. 23세임에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남아공월드컵,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등 메이저무대를 두루 경험했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앞둔 그는 한국 축구의 희망이자 키 플레이어가 됐다. 런던올림픽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수비의 키는 '더블 볼란치'가 쥐고 있다
26일 열릴 런던올림픽 조별예선 1차전 멕시코전. 공격력에 비해 가려졌던 기성용의 수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멕시코의 공격력은 한국보다 강력하다. 최근 13경기에서 32골을 터트렸다. 페랄타(멕시코 산토스 라구나), 도스 산토스(잉글랜드 토트넘), 파비앙(멕시코 콰달라하라), 에레라(멕시코 파추카)가 공격을 이끄는 가운데 경계대상 1호는 파비앙이다. 32골 중 14골을 터트린 득점 기계다. 측면 공격수지만 중앙 침투가 좋아 순식간에 페랄타와 투톱을 형성한다. 반면 한국의 수비진은 홍정호(제주)에 이어 장현수(FC도쿄)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중앙 수비에 김영권(광저우)와 황석호(히로시마)가 낙점됐지만 무게감은 떨어진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들의 수비 공조가 더 중요해졌다. 모의고사에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뉴질랜드전 실점 장면을 두고 홍 감독은 "수비수보다 미드필더의 잘못"이라며 기성용과 박종우(부산)의 책임을 지적했다. 세네갈전이 갈 길을 제시했다. 기성용은 체격조건이 좋은 상대 공격수와의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았다. 공격의 맥을 끊었다. 중앙 수비수들의 부담을 줄여줬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대결할 상대팀 공격수들의 수준은 높아진다. 중앙 수비수들와 더블 볼란치의 수비 공조에 멕시코전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망주들의 보고인 올림픽에는 전 세계 클럽 스카우트들이 몰려온다. 기성용 역시 이들의 주요 관찰 대상이다. 지난 15일 영국 가디언이 발표한 '런던올림픽에서 주목할 축구 스타 7인'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에 미래가 달렸다. 이적 문제가 걸려 있다. 퀸즈파크 레인저스(QPR)가 한 발 앞서있다. QPR은 600만 파운드(약 107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해놓고, 셀틱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멕시코전에 스카우트를 파견, 기성용의 기량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성용이 올림픽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메달을 따내 군문제까지 해결되면 몸값이 올라간다.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스페인, 독일 등에서도 군침을 흘릴 수 있다. 올림픽까지 차기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는다면? 올림픽에서의 활약이 이적팀의 베일을 벗길 열쇠(Key)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