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불운했던 중앙수비, 멕시코전에서 부른 희망가

최종수정 2012-07-27 07:59

대한민국이 26일 오후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B조 1차전을 펼쳤다. 김영권이 멕시코 수비수와 헤딩 경합을 하고 있다. 뉴캐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영국)

홍명보호 중앙수비 자리에는 아픔이 서려 있다.

두 명의 선수가 좌절을 맛봤다. '수비라인의 리더' 홍정호(23·제주)는 K-리그 경기 중 왼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꿈을 접었다. 누구보다 올림픽을 염원했던 홍정호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늘은 그의 바람을 외면했다. 장현수(21·도쿄)가 뒤를 따랐다. 뉴질랜드와의 국내 최종 평가전에 앞서 치른 비공개 연습경기에서 왼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대표팀 의무진은 올림픽 출전 불가 판정을 내렸다. 가혹한 판정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장현수는 눈물을 뿌리며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빠져 나와야 했다. 홍명보 감독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공공연히 수비 조합에 대한 고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홍명보호 수비라인은 건재했다. 절치부심 끝에 런던 땅을 밟은 수비수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홍 감독이 멕시코전에서 내놓은 김영권(22·광저우)-황석호(23·히로시마) 카드는 보기 좋게 들어 맞았다. 경기 초반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불안감을 안기기도 했으나, 잠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 발 빠른 공간 차단과 대인마크, 제공권 장악 능력을 선보이며 멕시코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멕시코의 주포로 알려졌던 마르코 파비안은 경기 막판까지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봉쇄됐다. 후반 중반 교체투입된 히든카드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측면에서 줄곧 이어진 아퀴노의 오버래핑 크로스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두 선수가 단단하게 중앙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카드였다. 김영권은 오래 전부터 중앙수비의 한 축을 이루던 선수였다. 홍정호와 본선에서 호흡을 맞출 것으로 어느 정도 예견이 됐다. 홍 감독도 그만큼 믿음을 갖고 있었다. 황석호나 김기희(23·대구) 역시 믿을 만한 자원들이었지만, 호흡이 문제였다. 두 선수 모두 수 차례 올림픽팀에 소집이 되기는 했지만, 실전 경험은 나란히 4경기에 불과했다. 홍 감독은 황석호를 주목했다. 장현수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올림픽팀에 합류한 김기희보다 황석호가 동료와의 호흡 면에서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뉴질랜드, 세네갈전을 통해 역량을 검증한 결과 합격점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멕시코전을 마친 홍 감독은 수비진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승점 3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승점 1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수비진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남은 스위스, 가봉전에서도 김영권-황석호 조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희 외에는 대안이 없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 만은 아니다. 멕시코전에서 보여준 안정감이라면 남은 두 경기에서의 활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판단이 자리를 잡고 있다.

두 선수들은 본선을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한 동료의 몫까지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네 팀이 모두 승점 1로 동등한 위치에 서 있다. 홍명보호가 1차 목표인 8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중앙수비의 단단함이 유지 되어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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