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홍명보호, 아테네올림픽 말리전 교훈 새겨라

최종수정 2012-07-31 13:41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20730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d

축구는 승리에 승점 3점을, 무승부에 승점 1점을 준다. 무승부 제도로 인해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진다. 전력이 약한 팀은 강한 팀을 상대로 승점 1점이라도 따기 위한 전술을 쓸 수 있다. 축구의 묘미다.

그러나 무승부 전술이라는게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정상적인 경기 운영 대신 소극적인 모습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예가 있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서 1승1무 뒤 마지막 상대로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를 만났다. 무승부만해도 8강에 갈 수 있었다. 조재진(은퇴) 최태욱(서울) 등을 앞세워 공격축구를 선보였던 김호곤호는 무승부를 의식해, 수비위주의 전술을 펼쳤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아테네 올림픽팀은 오히려 허둥거렸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후반 조재진의 두골과 상대 자책골로 인해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지만, 여러차례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 있었다. 상황에 상관없는 '마이 웨이'의 중요성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홍명보호에도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멕시코(0대0 무)와 스위스(2대1 승)를 상대로 승점 4점을 획득한 홍명보호는 2일 오전 1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말리와의 2012년 런던올림픽 B조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무승부를 염두에 두는 것보다 승리를 목표로 한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올림픽 무대는 초반 기싸움이 중요하다. 세계 최강 스페인이 2연패로 짐을 싸는게 올림픽 축구다. 아직 8강 진출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가봉에 여지를 줘서는 안된다.

이번 올림픽서 보여준 가봉은 전형적인 아프리카팀의 모습이었다. 특유의 유연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개인기가 뛰어나다. 탄력도 좋다. 공간만 있으면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다. 전술적 움직임이 다소 아쉬운 것도 여타 아프리카팀의 모습과 닮았다. 가봉은 아직까지 흥을 타지 못했다. 아프리카 예선전서 보여준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두경기서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쉽게 포기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여기에 방심하면 안된다. 아프리카팀은 한번 기가 살면 무서운 팀으로 변한다. 안맞던 손발도 척척 맞고 돌파는 더욱 날카로와진다.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죽어있던 가봉의 기를 살려줄 필요가 없다.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야 한다.

홍명보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는 "비기면 올라간다고 하지만 그런 생각 하지 않는다.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중요한 경기가 있다. 가봉을 분석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의 예봉을 봉쇄한 뒤 빠르게 공격으로 전개해야 한다. 가봉이 8강 진출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올 것에 대비해 역습 전술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박주영(아스널) 김보경(카디프) 등 주축 선수들이 골맛을 보며 공격진의 컨디션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호재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다. 아테네에서 얻은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가봉전을 준비한다면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8강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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