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새롭게 무장한 동아시아 축구 월드컵 정복할 길은

기사입력 2012-08-10 17:56


2002년 한-일월드컵은 동아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회였다. 한국은 4강, 일본은 16강에 올랐다. 중국도 월드컵 본선에서 브라질 터키 등과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대회여서 평가절하됐다. 동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무시하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한국과 일본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에 동시 진출했지만 역시 아프리카에서 열린 대회라는 이유로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동아시아축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한국과 일본이 4강에 동반 진출했다. 한국은 유럽의 자존심을 뭉갰다. 스위스와 영국에 모두 승리했다. 영국과의 8강전 승리가 인상적이었다. 일본 역시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을 1대0으로 눌렀다. 축구의 종주국 영국에서 승승장구하며 동아시아축구는 세계 축구계에 신선한 돌풍을 몰고왔다.

'근면 축구', 동아시아에 맞는 옷

그동안 동아시아는 유럽축구와 남미축구 사이에서 방황했다. 유럽은 전술적 완성도와 체격, 체력을 무기로 한다. 남미는 기술 축구가 대세다. 동아시아 축구는 이 사이에서 겉돌면서 확실한 색깔을 찾지 못했다. 유럽 축구가 유행일 때는 유럽을 따라가다가 남미가 뜨면 다시 남미로 회귀했다. 원래 아류는 원조에 약하기 마련이다. 세계무대에서 유럽과 남미의 원조를 만나면 힘도 쓰지 못했다.

그랬던 한국과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몸에 맞는 옷을 찾았다. '근면축구'다. 활동량이 많다. 다른 팀들보다 더욱 많이 뛴다. 압박의 정도도 강하다. 한국과 일본이 경기에서 상대팀의 중원을 지배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다. 여기에 안정성을 가미했다. 양 팀 모두 볼점유율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상대를 공략했다. 자신들의 축구를 할 수 있었다.

다음 목표는 월드컵 돌풍

올림픽 동반 4강 진출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 눈을 월드컵으로 돌려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3-4위전을 앞두고 "이제 월드컵 4강에서 한국과 일본이 만나는 것을 꿈꾼다"고 했다. 히로미 하라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이대로 발전한다면 10년 쯤 뒤에는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제 세계 축구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예전까지는 동아시아축구를 얕보았다면 이제는 방심없이 상대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국리그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A대표팀의 기량만 있어서는 안된다. 뿐만이 아니라 해당 국가 축구의 역량이 모여야 한다. K-리그와 J-리그 모두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동아시아 축구가 더 살기 위해서는 중국의 분발도 필요하다. 중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만 나섰을 뿐이다. 이후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시아에 4.5장의 월드컵 티켓을 배정한 것도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였다. 중국은 자국 리그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드로그바, 아넬카 등 초특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중국 A대표팀까지 이어져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관계에 중국이 들어와야 동아시아축구도 더 큰 발전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카디프(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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