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보다 못한 축구협회, 가마 코치 소송에서 또 망신

최종수정 2012-08-22 16:40


한국인 코치와는 흥정을 하고, 브라질 코치와의 소송에선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감독과는 여전히 '비겁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1년 예산이 100억원도 안되는 시민구단보다 못한 대한축구협회의 어두운 얼굴이다. 축구협회의 연간 예산은 무려 1000억원이나 된다. 비리직원에게는 1억5000만원이 아깝지 않지만 '괘씸죄'에 걸리면 계약도 휴지 조각이 되는 조직이 축구협회다.

축구협회가 또 철퇴를 맞았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2일 축구협회와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을 보좌한 브라질 출신 가마 코치의 계약기간 잔여 연봉 지급 소송의 결론을 내렸다. 가마 코치에게 1차 계약기간인 지난달까지의 연봉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조 감독은 지난해 12월 A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기술위원회 논의 없이 의사결정 구조는 몇몇 수뇌부의 밀실 야합으로 이뤄졌다. 축구협회도 절차상의 하자를 시인할 만큼 졸속 행정이었다. 박태하-서정원-김현태-가마 코치도 조 감독과 운명을 함께 했다. 축구협회가 칼을 휘둘렀지만 계약은 계약이다. 계약기간인 2012년 7월까지의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재정이 열악한 K-리그의 시민구단들도 이 약속은 지킨다.

그러나 축구협회에 상식은 통하지 않았다. 행정을 총괄하는 김주성 사무총장이 진두지휘했다. 한국인 코치들에게 7개월이 아닌 4개월치 월급밖에 못 준다고 했다. 그 사이 국내 코치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 박태하 코치는 서울, 서정원 코치는 수원, 김현태 코치는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자리를 찾든, 못 찾든 계약을 파기한 축구협회가 관여할 일이 아니지만 안하무인이었다. 코치들은 소속팀에 걱정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합의했다. 비상식적인 합의에 한국인 코치들은 다른 축구인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비공개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김 총장도 흔쾌히 약속했다. 그러나 비공개 약속은 파기됐다. 한국인 코치들과의 4개월치 월급 지급은 가마 코치와의 소송에 이용했다. 그러나 중재위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수장인 조 감독에게는 여전히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김 총장은 최근 조 감독을 만나 4개월치 월급만 받으면 안되겠느냐고 설득하다 면박을 당했다. 조 감독은 현재 소송을 고려하고 있지만 낯 뜨거운 일이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 총장은 현역시절 '아시아의 삼손'으로 불린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도 축구인이다. 그러나 한 번 눈밖에 나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축구협회의 생리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듯 같은 축구인들을 향한 칼끝은 더 예리하다.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저자세 굴욕 이메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법과 상식을 무시하는 축구협회의 후진 행정은 새로울 것이 없다. 예고된 인재였다. 축구협회는 침몰하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키를 놓지 않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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