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무리뉴, 부진에 대처하는 자세

기사입력 2012-09-18 14:34


주제 무리뉴 감독(레알 마드리드)은 언론플레이를 즐긴다.

거침이 없다. 각종 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는다. 논쟁의 중심에 서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지지하는 이들도 많지만, 안티도 많다. 일부는 무리뉴 감독이 전술보다는 심리전에 더 신경을 쓴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무리뉴 감독은 그때마다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감독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린만큼 이러한 항변은 당연해 보인다. 무리뉴 감독의 인터뷰를 단순히 '튀고 싶어 안달난' 한 감독의 발언으로 치부하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선수들을 위한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감독이 그렇겠지만 무리뉴 감독 역시 언론플레이를 중요한 전략으로 삼는다. 무리뉴 감독이 맡았던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는 수많은 별들이 모인 스타군단이다. 다양한 개성들이 모인만큼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언론의 주목도 많이 받는다. 좋은 결과를 내면 찬사가 이어지지만, 부진하게 되면 그만큼 큰 비난을 받게 된다. 무리뉴 감독은 이러한 스타선수들을 휘어잡기 위해 독특한 전략을 택했다. 그는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무리뉴의 팀에서 선수들은 무리뉴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이며, 무리뉴 감독을 중심으로 뭉쳐있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를 떠난 후에도 디디에 드로그바, 프랭크 램파드 등과 꾸준히 연락을 이어갔다. 특히 인터밀란을 떠날 당시 마르코 마테라찌와 호텔에서 나눈 뜨거운 포옹과 눈물은 그가 선수들과 얼마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었다. 감독 부임 후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올시즌에도 무리뉴 감독의 전략은 다르지 않다. 잘되면 선수탓, 안되면 내 탓이다.

무리뉴 감독은 18일 유럽챔피언스리그 D조 맨시티와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내가 지휘하는 팀에서 승리는 팀원 모두의 것이다. 그러나 패배는 오직 내가 책임진다. 정규리그에서의 부진한 출발은 선수들에 동기 부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그다운 화법이다.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1승1무2패의 부진에 빠졌다. 무리뉴 감독이 팀을 맡은 이래 4경기에서 2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리뉴 감독은 16일 세비야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4라운드 원정에서 0대1로 패배한 후 "현재 시점에서 우리는 팀도 아니다. 세비야에 축하를 보낸다. 우리는 패배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형편이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선수들을 믿었다.

그는 "축구에서 어제는 없다. 현재와 내일 만이 존재할 뿐이다. 우리는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단합된 힘을 보여줄 것이다.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세비야전과 비교해 라인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것이다"라고 뚝심을 보였다. 과연 무리뉴 감독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적어도 흔들리지 않고 위기에 대처하는 그의 자세만큼은 명장으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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