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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지만 패배했다. 이기고도 싶지만 안되더라"고 했다. 경기 전 "두 경기 다 져도 우승하면 된다"며 짐을 내려놓은 듯 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숨기지 않았다. "신은 공평하다. 신께서 도와줄 것이다." 일장춘몽이었다. 승리의 여신은 FC서울을 또 외면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다시 눈물을 흘렸다.
흐름이 깨진 서울, 행운의 수원
경기 후 명암은 확연했다. 최 감독은 망연자실했고, 윤성효 수원 감독은 미소가 가득했다. 서울은 전반 22분 만에 두 명을 잃었다. 에스쿠데로와 최태욱이 수원의 거친 플레이에 부상해 교체됐다. "두 선수 모두 최고의 컨디션을 갖고 있어 전략적으로 준비했던 카드다. 이런 경우가 처음인 것 같다. 이들의 부상으로 정교하고 활발한 공격 상황을 못 만들어냈다." 최 감독이 의도한 그림에 차질이 생겼다. 정조국과 김치우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위기대처능력은 떨어졌다.
데몰리션의 부진, 하대성의 공백
'데얀과 몰리나는 수원만 만나면 왜 부진한가?' 질문을 받은 최 감독은 "나도 데얀과 몰리나에 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데몰리션' 데얀과 몰리나는 서울 공격의 핵이다. 절정의 컨디션이었다. 데얀은 수원과의 원정경기 전까지 최근 3경기 연속골(4골)을 터트렸다. 25호골로 적수가 없었다. 최근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3도움)를 올린 몰리나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17호골의 몰리나는 15개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도움 한 개를 더 추가하면 K-리그 한 시즌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공격포인트에서는 32개로 1위에 올라 있다.
둘이 터지는 날에는 서울은 불패의 신화를 쓴다. 그러나 수원전에서는 불협화음을 연출한다. 이날도 동색이었다. 데얀은 허둥지둥했고, 몰리나의 개인기도 빛을 잃었다.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데얀과 몰리나는 동반 출전한 수원전 6경기에서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다.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중원사령관이자 주장 하대성의 공백도 뼈아팠다. 그가 없는 서울의 미드필더는 겉돌았다. 패스의 질은 물론 스피드도 떨어졌다. 패인이었다.
두 감독의 미소와 눈물
두 사령탑은 경기 전 따뜻하게 포옹했다. 윤 감독(50)과 최 감독(41)은 동래중-동래고-연세대의 선후배 사이다. 윤 감독이 9년 선배다. 지난해 4월 감독대행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선배의 벽을 또 허무는데 실패했다. 감독으로는 5연패다. 전구단을 상대로 한 승리는 다음 기회로 또 미뤄졌다.
최 감독은 이날 발톱을 감췄다. 연패를 끊기 위해 후방을 튼튼히 했다. "수원은 공간이 나오지 않으면 힘든 경기를 했다. 수비가 아닌 어부의 심정으로 그물을 쳐놓고 상대를 기다렸다." 그물은 쳤지만, 부담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대어를 낚지 못했다.
후배를 또 꺾은 윤 감독은 "(수원이 서울에 왜 이렇게 강한지)나도 잘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는 "서울전을 앞두면 나부터 마음이 편해진다. 나부터 편한 마음을 갖고 경기를 준비하다보니 우리 선수들도 긴장을 덜 하게 되는 것 같다"며 "큰 경기는 사소한 부분에서 승부가 갈리는 만큼 작은 부분도 놓쳐서는 안되지만 항상 편하게 하라고 이야기 할 뿐이다. 그동안 서울에 연승을 거두는데 무엇이 급하겠나 수원다운 플레이를 해달라고 주문하는게 전부"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K-리그 슈퍼매치는 올해 한 차례 일전이 더 남았다. 11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최 감독은 "그동안 계속 패했지만 올해 안에 한 번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믿고 있다"며 미래를 기약했다.
축구공은 둥글다. 징크스로 떠들썩한 하루였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