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의 바르샤 격침'이 시사하는 것

최종수정 2012-11-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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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80%를 웃도는 점유율을 보였다. 1,000개에 육박하는 패스를 시도했으며 성공률은 91%였다. 이를 바탕으로 20개가 넘는 슈팅을 날린 결과 한 골을 넣었다. 하지만 두 골을 허용했다. 경기를 지배했지만 경기에 패했다. '세계 최강'의 아성은 그렇게 무너졌다. 단순히 한 경기의 패배로 보기엔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는 생각이다. 현란한 티키타카 축구로 세계를 홀렸던 그들이 셀틱 파크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남기고도 승부에선 패했다는 것,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셀틱은 최선의 선택을 했고, 위대한 승리를 했다.

2주 전, 캄 누에서 2-1로 패하고 돌아온 셀틱의 리턴 매치였다. 홈 경기인데다, 125주년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라 화끈한 경기 내용에 속 시원한 승리까지 챙기려는 욕심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바르샤였다. 최근 3년 동안 무려 두 차례나 유럽 클럽 축구의 왕좌에 올랐음은 물론, 이번 시즌도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G조에서 3연승으로 순항함과 동시에 라 리가에서는 9승 1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이었다.

이런 팀을 상대로 섣부르게 전진하는 게 결코 좋을 수만은 없었고, "점유율은 신경 쓰지 않는다"던 레넌 감독의 말대로 셀틱은 '현실적'이면서도 '최선의' 선택을 했다. 마스체라노-바르트라에 송 정도만을 남겨두고 파상 공세에 나선 바르샤를 상대로 셀틱은 네 명의 수비, 네 명의 미드필더가 후방 30m 지점 아래에 남았고, 앞선의 두 명도 부지런히 내려와 수비 블럭 구성에 동참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경기는 역시나 바르샤의 우세로 이어졌지만, 셀틱은 코너킥 상황과 수비 실수 상황에서 두 골을 득점하며 위대한 승리를 했다.

셀틱의 선택을 비난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이쯤에서 나올 법한 셀틱의 '수비 중심적'인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해볼 만하다. 바르샤 소속 몇몇 선수들의 폼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셀틱의 훌륭한 수비력이 올 시즌 라 리가 기준 10경기 32골을 터뜨리던 바르샤의 화력을 묶어냈음을 간과할 순 없다.?

그런데 본인 방어의 차원에서 셀틱이 올린 '가드'를 비난할 수 있을까. 물론 두 팀 모두 공격적으로 치고받다 보면 경기에 대한 흥미나 집중도는 한층 더 높아지기 마련이다. 지난 주중만 해도 아스널-레딩전에서는 12골이, 첼시-맨유전에서는 9골이 터졌다. 하지만 순전히 재미를 위해 챔피언스리그 16강을 간절히 노리는 셀틱에 실점 부담을 가중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티 풋볼', '질식 수비'라고 불리는 스타일도 그들에겐 하나의 '생존 방식'일 수 있다. 가드를 내리는 순간 무차별 공격을 당하게 되는데, 이를 비난할 자격은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자타공인 최강팀, 적절한 대응 방식을 찾을 때다.


바르샤가 세계 최강의 대열에 들었다는 건 누구나 다 인정할 사실이다. 반론이 나올진 몰라도 챔피언스리그-라 리가-수페르코파 -코파델레이-UEFA 슈퍼컵-클럽월드컵 모두를 한 시즌에 석권한 경이로운 기록을 포함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에만 10개가 넘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건 쉽게 이룰 수 있는 업적이 절대 아니다. 지금은 후임 빌라노바 감독이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는 단계에 있는데, 그 과정에서의 성적도 앞서 언급했듯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팀 이미지'가 어쩌면 바르샤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셀틱의 승리가 곧 '바르샤 공략 공식'으로 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대는 바르샤와의 경기에서 무리하게 나올 필요가 없다. 현란한 패스 플레이에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칠지라도 끈질기게 기다렸다가 역습으로 이어나가는 효과가 훨씬 더 클 수 있다. 바르샤가 80%대의 점유율을 기록한다 해도 그들에겐 득점할 수 있는 20% 정도의 점유율이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런 스타일을 고수할 대부분의 팀을 상대해야 하는 바르샤의 처지다. 지금까지는 좁디좁은 상대 수비 진영을 파괴하는 정확한 패스와 빠른 템포의 슈팅이 먹혀들어갔지만, 이게 안 먹힐 때 제시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필요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중거리 슈팅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이의 주효를 더 높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또, 상대가 수비적으로 중무장하는 만큼 바르샤 스스로도 수비적인 준비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과르디올라 체제보다 역동적인 경기 내용을 택하며 '다이나믹함'을 얻었지만, 이와 함께 '불안함'에도 직면하게 됐다. 기회가 될 때마다 치고 나오려는 상대 역습을 어떻게 틀어막느냐가 관건이다. 더불어 줄곧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세트피스도 손을 봐야 할 듯싶다. 셀틱전처럼 첫 골을 세트피스로 내주고 상대가 더욱 수비적으로 들어간다면, 이후의 흐름은 단연코 긍정적일 수 없다. 피케, 부스케츠가 없는 경기, 높이에 대한 문제도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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