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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를 웃도는 점유율을 보였다. 1,000개에 육박하는 패스를 시도했으며 성공률은 91%였다. 이를 바탕으로 20개가 넘는 슈팅을 날린 결과 한 골을 넣었다. 하지만 두 골을 허용했다. 경기를 지배했지만 경기에 패했다. '세계 최강'의 아성은 그렇게 무너졌다. 단순히 한 경기의 패배로 보기엔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는 생각이다. 현란한 티키타카 축구로 세계를 홀렸던 그들이 셀틱 파크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남기고도 승부에선 패했다는 것,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이런 팀을 상대로 섣부르게 전진하는 게 결코 좋을 수만은 없었고, "점유율은 신경 쓰지 않는다"던 레넌 감독의 말대로 셀틱은 '현실적'이면서도 '최선의' 선택을 했다. 마스체라노-바르트라에 송 정도만을 남겨두고 파상 공세에 나선 바르샤를 상대로 셀틱은 네 명의 수비, 네 명의 미드필더가 후방 30m 지점 아래에 남았고, 앞선의 두 명도 부지런히 내려와 수비 블럭 구성에 동참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경기는 역시나 바르샤의 우세로 이어졌지만, 셀틱은 코너킥 상황과 수비 실수 상황에서 두 골을 득점하며 위대한 승리를 했다.
셀틱의 선택을 비난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런데 본인 방어의 차원에서 셀틱이 올린 '가드'를 비난할 수 있을까. 물론 두 팀 모두 공격적으로 치고받다 보면 경기에 대한 흥미나 집중도는 한층 더 높아지기 마련이다. 지난 주중만 해도 아스널-레딩전에서는 12골이, 첼시-맨유전에서는 9골이 터졌다. 하지만 순전히 재미를 위해 챔피언스리그 16강을 간절히 노리는 셀틱에 실점 부담을 가중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티 풋볼', '질식 수비'라고 불리는 스타일도 그들에겐 하나의 '생존 방식'일 수 있다. 가드를 내리는 순간 무차별 공격을 당하게 되는데, 이를 비난할 자격은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자타공인 최강팀, 적절한 대응 방식을 찾을 때다.
바르샤가 세계 최강의 대열에 들었다는 건 누구나 다 인정할 사실이다. 반론이 나올진 몰라도 챔피언스리그-라 리가-수페르코파 -코파델레이-UEFA 슈퍼컵-클럽월드컵 모두를 한 시즌에 석권한 경이로운 기록을 포함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에만 10개가 넘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건 쉽게 이룰 수 있는 업적이 절대 아니다. 지금은 후임 빌라노바 감독이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는 단계에 있는데, 그 과정에서의 성적도 앞서 언급했듯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팀 이미지'가 어쩌면 바르샤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셀틱의 승리가 곧 '바르샤 공략 공식'으로 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대는 바르샤와의 경기에서 무리하게 나올 필요가 없다. 현란한 패스 플레이에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칠지라도 끈질기게 기다렸다가 역습으로 이어나가는 효과가 훨씬 더 클 수 있다. 바르샤가 80%대의 점유율을 기록한다 해도 그들에겐 득점할 수 있는 20% 정도의 점유율이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런 스타일을 고수할 대부분의 팀을 상대해야 하는 바르샤의 처지다. 지금까지는 좁디좁은 상대 수비 진영을 파괴하는 정확한 패스와 빠른 템포의 슈팅이 먹혀들어갔지만, 이게 안 먹힐 때 제시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필요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중거리 슈팅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이의 주효를 더 높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또, 상대가 수비적으로 중무장하는 만큼 바르샤 스스로도 수비적인 준비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과르디올라 체제보다 역동적인 경기 내용을 택하며 '다이나믹함'을 얻었지만, 이와 함께 '불안함'에도 직면하게 됐다. 기회가 될 때마다 치고 나오려는 상대 역습을 어떻게 틀어막느냐가 관건이다. 더불어 줄곧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세트피스도 손을 봐야 할 듯싶다. 셀틱전처럼 첫 골을 세트피스로 내주고 상대가 더욱 수비적으로 들어간다면, 이후의 흐름은 단연코 긍정적일 수 없다. 피케, 부스케츠가 없는 경기, 높이에 대한 문제도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