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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10월 초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8강전을 앞두고 용단을 내렸다. K-리그를 과감하게 내려놓았다.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알힐랄을 1, 2차전 합계 5대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 감독은 목표를 수정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초점을 맞췄다.
1983년 울산 코치를 시작으로 김 감독은 지도자 생활만 30여년을 했다. 풍부한 경험은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분요드코르(우즈벡) 와의 4강전이 분수령이었다. 김 감독은 1차전 3대1 승리 이후 안방에서 열린 2차전에서 '최대의 적'으로 방심을 꼽았다. 선수들의 긴장감을 유지시키기 위해 애를 썼고 무난히 그 벽을 통과했다.
승승장구 비결에는 현미경 분석도 한몫했다. 상대의 공격, 수비, 전술 등을 꼼꼼하게 파악한 뒤 선수들에게 정보를 알려줬다. 매 훈련하기 30분 전 미팅을 가졌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분석을 머릿 속에 그리며 훈련했다. 효과 만점이었다.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아시아 정복을 향해 전진했다.
'공격 앞으로'를 외친 김 감독의 축구 철학이 빛을 발했다.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개념을 항상 선수들에게 주지시켰다. 절대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앞서고 있어도 공격수들을 투입하는 의지는 굳건했다.
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30년 지도자 인생의 가장 멋진 장면이라고 감격했다. '퍼펙트 우승'으로 멋진 추억을 남기게 된 그는 "감독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김 감독의 머릿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가족이었다. 김 감독은 "우승하고 난 뒤 가족들이 머리에 스쳐갔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가장으로서 말끔히 가족들에게 기쁨을 안겨줬다는 것이 보람된다"고 전했다.
대업은 이룬 김 감독의 도전은 끝이 아니다. K-리그와 클럽월드컵이 남았다. 그는 또 다시 달린다. "남은 K-리그도 계속해서 벌어진다. 15일 서울전은 대표 선수들이 빠져 선수 구성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그 다음은 정상적으로 선수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을 계속 출전하고 있는데 클럽월드컵은 한 해 쉬었다. 세계축구를 뛰어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K-리그가 클럽월드컵의 준비과정이라 생각하겠다.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했다. K-리그 최연장자 김 감독의 관록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