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퇴축구' 울산현대가 1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2012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단판 승부를 펼쳤다. 전반 13분 곽태휘가 헤딩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울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2.11.10
사연 많은 울산 현대의 국가대표 삼총사가 아시아를 정복했다. 주인공은 곽태휘(31) 이근호(27) 김신욱(24)이다.
지난시즌 울산에 둥지를 튼 곽태휘는 주장을 맡아 '명문구단 재건'에 앞장섰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연봉 협상에서 구단과 마찰을 빚었다. 개인의 욕심을 버렸다. 팀에 헌신하기로 했다.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 끌어올리기로 마음먹었다. 말 대신 몸으로 보여줬다. '철퇴축구'의 최후방에서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발로 때린 슈팅보다 강한 헤딩 슛을 날렸다. 경기 조율도 탁월했다. 곽태휘가 후배들에게 인정받는 이유다. 그는 10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꿈을 이뤘다. 전반 13분 헤딩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12경기에 모두 출전해 1067분을 소화했다. 2골을 넣었다. 이젠 곽태휘에게 남은 목표는 한 가지다. 월드컵 출전이다. 2010년 월드컵 본선을 코앞에 두고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당시 부상으로 출전이 좌절됐던 아픔을 씻고 싶어 한다.
'철퇴축구' 울산현대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울산현대는 1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2012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3대0 대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MVP를 차지한 이근호가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울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2.11.10
이근호도 한이 많은 남자다.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우승 트로피에 단 한 번도 입맞춰본 적이 없었다. 2006년 R-리그(2군 리그) 우승이 전부였다. 2010년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 시절에도 나고야 그램퍼스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우승의 한'을 풀기까지 7년이나 걸렸다. 이근호는 대회 MVP(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그는 "프로 첫 우승인데 너무 큰 대회에서 우승이라 감당이 안된다. 내 축구인생에 한 획을 그은 우승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며 기뻐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을 기록한 이근호는 김호곤 울산 감독에게 우승을 선물하겠는 약속을 지켰다. 김 감독은 높은 이적료를 지불하고 이근호를 K-리그에 복귀시켜준 은인이다. 그는 국내 팀으로 돌아와야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전 소속구단인 일본 감바 오사카에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은 자신이 부담했지만, J-리그 진출 전 소속팀이었던 대구에 지불해야 할 이적료 15억원은 울산이 부담했다. 선수와 현금을 내주는 조건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내년시즌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정점에 도달했 때 다시 내려가야 한다. 착잡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면 즐기기로 했다. 이근호는 "군대는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곳이다. 지난해 K-리그에 돌아오면서 군입대를 준비했다. 뭔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동안 준비했던 것이 있기 때문에 좀 덜하다. 친구들도 있고 선배들도 있어서 편안하게 다녀올 생각"이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철퇴축구' 울산현대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울산현대는 1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2012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3대0 대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울산 선수들. 김신욱이 철퇴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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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은 2009년 울산에 입단, 수비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변신은 쉽지 않았다. 2010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확 달라졌다. 개인적으로 잘하고 싶다던 헤딩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1m96의 큰 키로 공중볼을 장악했다. 올시즌에는 K-리그를 뛰어넘어 아시아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6골을 폭발시켰다. 그의 헤딩은 울산의 다양한 공격 패턴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골 결정력도 향상됐다.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로 득점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신욱은 겸손했다. "자만하지 않고 단점을 더 보완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량을 만들겠다"고 했다. 욕심은 끝이 없다. 해외진출의 꿈도 있다. 인생 최대 목표는 '월드컵 골'이다. 만능 공격수가 되기 위한 김신욱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