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성공' 김학범 감독, 기쁨 대신 구단주에 쓴 소리, 왜?

기사입력 2012-11-28 22:12


성남일화와 강원FC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B그룹 43라운드 경기가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강원 김학범 감독.
성남=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1.28/

"팀이 이렇게 힘들어질때까지 수수방관한 것은 구단주로 자격이 없고,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잔류의 기쁨을 표현할 줄 알았던 김학범 강원 감독의 입에서 차가운 독설이 쏟아졌다. 더 큰 미래를 위해서였다. 강원은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3라운드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마지막 잔류팀이 됐다. 김 감독은 "강원 온지 4개월 됐는데 지도자 생활한 중에 이렇게 힘든 것은 처음이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잔류한 것은 선수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뛰어서 된 결과다"고 했다.

이어 작심한 듯 이야기를 토해냈다. 김 감독은 "강등 전쟁이 힘들었던 것은 아니다. 구단 안팎으로 힘들었다. 사장이 사퇴를 하고 월급이 체불되고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끌고 가기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화살을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강원은 도민구단이기에 구단주가 도지사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결책이나 방법을 내지않고 구단주가 뒷짐만 지는게 힘들었다. 시도 아니고 도민구단이다. 할 얘기가 많았지만 선수들에게 '잘 마무리하고 얘기하자'고 했다. 섭섭하고 안타깝다. 조금만 나서서 정리하면 이 팀이 이렇게까지 될리가 없었다. 수수방관한 것은 구단주로 자격이 없고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감독이 축제의 날 이같은 발언을 쏟아낸 이유는 내년 시즌 때문이다. 강원이 극적으로 잔류했지만 강등 싸움은 내년에도 펼쳐진다. 바늘구멍은 더 좁아진다. 14팀 중 최하위 두팀이 떨어지고 12위팀은 2부리그 1위팀과 플레이오프를 펼쳐야 한다. 김 감독은 "내년에는 더 어렵다. 시급하다. 이팀이 이렇게 가서는 안되겠다. 그냥 연명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강원도는 축구도시다. 처음 팀을 맡았을때 도지사에게 팀을 만들려면 제대로 해주고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내년 강등팀이 2.5팀인데 시도민구단은 눈 깜빡할 사이에 내려갈 수 있다. 살아남는 방향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고향과도 다름없는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잔류를 확정했다. 그는 "수많은 우승컵도 들었던 곳이다. 예전과 차이가 있다면 원정팀 입구로 가야하는구나 이런 느낌 정도다. 예전에 함께 했던 사람도 있고, 선수들이나 코칭 스태프도 반갑게 맞이해줬다. 기분이 어떨까 하고 긴장했는데 반갑게 맞이해서 풀렸다. 역시 고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 운동장서 좋은 기억이 많다. 탄천에서는 많이 안졌다. 좋은 기운 받았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잔류의 원인으로 자신감과 외국인선수를 꼽았다. 김 감독은 "꼴찌팀이었는데 분위기는 상위팀이랑 비슷했다. 자꾸 질책을 하면 팀이 내려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성남에서 두번 꼴찌해봐서 안다. 선수들에 자신감 불어줄려고 했다. 기대보다 잘 안올라왔지만, 선수들이 그래도 잘 따라줬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선수보다 더 열심히 했다. 지쿠는 큰 무대에 있어봐서 승강제에서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 잘 알더라. 선수들에게 강등이 어떤 것인지 전달을 잘 했다. '떨어지면 연봉이나 대접을 못봤는다' 이런 얘기를 해줬다. 한국 선수는 안해봐서인지 체감을 못하더라. 외국인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믿음을 줬다"고 했다. 임대 영입한 지쿠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단 돌아가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후 재창단의 기분으로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강등인지 잔류인지 상황을 몰라서 스케줄을 잡지 못했다. 스케줄 나오는데로 재창단하는 각오로 팀을 만들 것이다"며 "외국에서 많이 배운 것을 주입시켜주지 못했다.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새로운 부분을 알려주는데 열중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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