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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인 주무에서 출발해 대기업 그룹 전무까지…, K-리그와 함께 호흡한 30년 외길 인생은 특별했다.
한 전무는 2004년 한국 프로축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안양에서 연고지를 수도로 옮기며 '서울 시대'를 여는 데 산파역을 했다. 허창수 구단주(GS그룹 회장)를 설득해 재가를 받은 그는 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와 싸웠다. 실무진에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자 직접 유상부 프로연맹 회장과 면담해 실타래를 풀었다.
선장인 그가 이끈 FC서울은 K-리그 30년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정체된 프로축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청용 박주영 기성용을 배출하며 'K-리그=FC Seoul'이라는 등식을 성립시켰다.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FC서울이 꼬리표로 따라다닌다.
성적도 가속폐달을 밟았다. 그는 올해 1985년, 1990년, 2000년, 2010년에 이어 다섯 번째 별을 달았다. 한 전무는 2010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정상에 있을 때 떠나라고 했던가, 그의 FC서울 역사는 우승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한 전무는 고집도 세고, 호불호가 강하다. 하지만 은퇴한 자들을 일일이 챙길 만큼 속정이 깊다. 한 전무는 이날 '수고했다'는 딸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끝내 눈물을 훔쳤다.
그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많은 관중으로 가득차고 하늘을 찌를 듯한 서포터스의 응원이 울려 퍼질때면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며 "FC서울은 자타가 인정한 한국 최고의 구단으로 성장해 더욱 감격스럽다. '정상에 있을 때 떠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올해 FC서울이 우승을 거뒀기에 나가는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고 했다. 영욕의 세월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