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경쟁자 아스파스와 상생의 길 찾았다

최종수정 2012-12-13 07:54

◇박주영(왼쪽)과 이아고 아스파스. 사진출처=셀타비고 구단 페이스북

최근까지 박주영(27·셀타비고)의 기상도는 '흐림'이었다.

또 주전경쟁이 문제였다. 파코 에레라 감독의 신임을 받으면서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헤타페전 마수걸이골 이후 두 골을 더 얻으면서 좋은 몸놀림을 선보였다. 그러나 경쟁자들의 활약이 좋았다. 지난 시즌 세군다리가(2부리그)에서 팀의 승격을 이끌었던 주포 이아고 아스파스의 위력이 뛰어났다. 박주영과 같은 정통파 공격수인 아스파스와의 궁합 문제가 대두됐다.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두 선수가 나란히 설 경우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격포인트가 드문 박주영에게도 문제가 있었지만, 아스파스의 활약이 워낙 좋았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 하다. 에레라 감독이 박주영을 벤치에 앉히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우려도 점점 커졌다.

박주영이 이런 우려를 시원하게 털어냈다. 박주영은 13일(한국시각) 스페인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2~2013시즌 코파델레이(국왕컵) 16강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후반 18분까지 63분간 활약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뛰어난 위치 선정을 선보이면서 팀 공격에 일조했다.

후반 11분 터진 선제골 장면에서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아크 왼쪽 부근에서 치고 들어온 미카엘 크론델리의 왼발 크로스 당시 수비수 보다 한 발 앞선 오프사이드 위치임을 눈치채고 슬쩍 발을 뺐다. 이를 통해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마리오 베르메호에게 완벽한 찬스가 열렸고, 선제골로 연결이 됐다. 박주영의 순간판단이 아니었다면 오프사이드 선언이 나오면서 무위로 그칠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그간 궁합이 맞지 않을 것으로 우려됐던 주포 이아고 아스파스와의 호흡도 완벽했다. 전반 15분에 이어 전반 37분과 39분 모두 아스파스가 측면 돌파 후 올려준 크로스를 슛으로 연결하면서 찬스를 만들어 갔다. 득점원인 아스파스가 측면으로 빠지면서 수비를 끌고 다니는 사이, 박주영이 열린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 마무리를 하는 효율적인 공격 형태를 선보였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보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셀타비고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대1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베르메호의 선제골 뒤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33분 아크 왼쪽으로 질주하던 크리스티안 부스토스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그대로 골망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승부가 갈렸다.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반면,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후반 막판 추격골을 터뜨렸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승리로 셀타비고는 19일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릴 예정인 16강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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