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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한 해다.
칼바람은 끝은 아직 알 수 없다.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진한 경남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로 명시돼 있지만 '2년+1년 옵션'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기간 마지막 해의 출발에 앞서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기로 했다. 최 감독은 명분이 있다.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팀을 상위리그인 그룹A에 생존시켰다. FA컵에선 준우승을 이끌었다. 계약기간을 채울 가능성이 높지만 정치 일정에 갇혀 있다. 도민구단인 경남은 구단주가 도지사다. 19일 대선과 함께 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새로운 구단주의 마지막 결정이 남았다. K-리그 감독의 운명이 왜 '파리 목숨'이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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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사령탑들의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룹A 생존이 1차 과제였다. 서슬 퍼런 전쟁이 시작됐다. 성적은 덫이었다. 탈출하지 못한 사령탑들이 하나 둘씩 퇴진했다. 허정무 감독은 1승1무4패(14위), 김상호 감독은 5승2무12패(16위), 정해성 감독은 5승8무13패(15위)에서 물러났다. 최만희 감독은 팀의 2부 리그 강등과 함께 사퇴를 결정했다. 신태용 감독도 아픔이 컸다. 2년 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의 환희는 없었다. 윤빛가람 한상운 김성준 요반치치 등을 수혈하며 '큰 손'으로 부활한 성남은 그룹B로 떨어졌다. 스플릿 리그에서도 2승3무7패(상주 기권승 제외)에 그쳐 12위에 머무르며 쓸쓸하게 물러났다.
프런트의 입김과 태생적 한계
프런트의 입김이 거대해졌다. 시도민구단은 정치색에 따라 말을 갈아탄다. 수뇌부는 비전문가들로 채워진다. 기업구단들은 성적 지상주의에 사로잡혔다. 인내심도 사라졌다. 선수단을 향한 칼끝은 더 매서워졌다. 감독이 팀을 지휘하려면 보통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감독의 설 자리는 없었다. 지난해 2~3년의 장기계약은 거의 사라졌다. 1년 계약에 옵션을 두는 방향이 대세였다. 감독은 성적을 내지 않으면 퇴출되는 구도가 자리잡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우승의 축배를 들며 장기계약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유상철과 모아시르 감독은 1년의 선을 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과 최만희 감독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구단과의 오랜 반목이 자진 사퇴의 도화선이 됐다. 김상호 강원 감독의 입지도 마찬가지였다.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의 경우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는 시한부 감독이었다. 올해 지휘봉을 잡았지만 유효기간은 내년 6월까지였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후 돌아온다. 비현실적인 운명이었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전북은 코칭스태프 중 후임 감독대행을 인선할 예정이다.
K-리그는 2013년 변화가 또 예고돼 있다. 1, 2부 승강제가 실시되고, 스플릿시스템도 재도입된다. 각 팀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감독 수난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