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는 아직 펠레-마라도나에 미치지 못한다

기사입력 2013-01-08 11:18


메시. 스포츠조선DB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또 한번 대기록을 세웠다.

메시는 8일(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2년 FIFA-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다시 한번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41.60%의 압도적 지지로 역대 최다수상의 기념비를 세웠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23.6%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FIFA-발롱도르는 그 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의 발롱도르와 FIFA의 '올해의 선수' 상이 2010년 통합돼 만들어졌다. 축구선수로서는 가장 큰 영예다. 메시는 2009년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의 마지막 수상자가 됐고, 통합된 2010년 이후 이 상을 독식했다. 전무후무한 4연패다.

메시는 이제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선수가 돼버렸다. 웨인 루니(맨유), 카카(레알 마드리드) 등이 그와 함께 세계 최고를 향해 다투기도 했지만, 더이상 비교가 무의미하다. 메시와 매시즌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조차 버거워 보인다. 치열한 경쟁끝에 승자는 언제나 메시다. 동시대에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사람들은 과거의 전설들을 불러들였다. 메시와 '전설'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가 주인공이다.

축구팬에게 세 축구 영웅들을 비교, 분석해 그 우열을 가리는 일만큼 재밌는 일은 없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다. 영화 '액설런트 어드벤처'의 주인공들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전성기의 펠레와 마라도나를 현재로 데려올 수도 없다. 구글에서 'pele vs maradona vs messi'를 치면 0.28초만에 대략 38만3000개의 관련 문서가 나온다. 다들 의견은 제각각이다.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보자. 개인기량은 분명 메시가 앞선다. 펠레는 몸싸움에 약했다. 마라도나는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메시는 수비전술이 발달된 현대축구에서 놀라운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사생활적으로도 약점이 없다. 그러나 개인 기량을 놓고 비교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펠레가 만약 현대에 태어났다면 몸싸움에 대한 부분은 보완했을 것이다. 마라도나 역시 제대로된 교육만 받았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반면 메시가 만약 펠레, 마라도나가 활동했던 시기에 뛰었다면 '성장 호르몬 장애'에 발목을 잡혔을 것이다.

축구사적인 의미에서 비교해보자. 메시는 아직 펠레와 마라도나에 미치지 못한다. 펠레는 축구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이 시작이었다. 그 전까지도 최고의 선수였던 펠레는 이 대회를 통해 전세계적 축구황제로 공인받았다. 멕시코월드컵 동안 펠레의 우아한 몸짓은 인공위성을 통해 전세계 안방 컬러TV로 전송됐다. 사람들은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기업들도 앞다투어 광고에 돈을 쏟아부엇다. 브라질이 이탈리아를 4대1로 꺾고 줄리메컵(현 FIFA컵)을 들어올린 다음날인 6월22일 브라질 언론 조르날 두 브라질은 '브라질이 축구공으로 이룬 업적은 미국이 달을 정복한 것과 맞닿아있다'고 썼다. 펠레는 축구가 범세계적인 인기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라도나는 현대축구 전술을 만들어냈다. 현대축구는 공수 간격을 극단적으로 좁혀 공수를 자유롭게 오간다. 이 좁은 공간속에서 치열한 압박전쟁이 펼쳐진다. 지역방어를 중심으로 한 압박축구는 현대축구의 얼굴이다. 스페인 축구를 중심으로 '탈압박' 전술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압박축구는 현대축구의 대세다. 이같은 압박축구는 마라도나를 막기위해 탄생했다. 압박축구의 아버지는 아리고 사키다. 1987년 AC밀란 감독직에 부임해 수많은 업적을 달성한 사키 감독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압박축구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디에고 마라도나의 플레이는 신기에 가깝다. 나는 그의 플레이를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효율적인 압박축구를 고안해냈다." 사키 감독의 압박축구는 조제 무리뉴, 파비오 카펠로 등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이들은 현대축구를 이끌어가는 명장들이다. 이처럼 마라도나의 존재는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메시는 아직 이정도는 아니다. 그는 엄청난 기록을 쌓았지만 축구사적으로 혁명을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메시의 득점레이스는 바르셀로나라는 당대 최고의 팀원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


견도 있다. 그가 편견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역시 월드컵 우승트로피가 필요하다. 클럽축구가 A매치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월드컵의 상징적 의미는 여전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메시는 27세가 된다. 최전성기다. 아르헨티나의 앙숙인 브라질에서 FIFA월드컵을 들어올린다면 그보다 더 큰 업적은 없을 것이다. 평가는 그때 다시 한번 이루어질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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