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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에서 첼시라는 대어를 낚아올렸다고는 하지만, 발등에 떨어진 강등권 불씨를 다른 팀에 뒤집어씌우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무서운 기세를 뽐내던 토트넘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 승점을 얻어낸 건 상당한 소득이었다. 그 경기에서 아무래도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 부상에서 돌아온 박지성의 두 번째 선발 출격이었고, 90분짜리 러닝 타임에서 이 선수가 맡은 배역을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한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돌아온 박지성, 수비적 공헌도는 상당히 높아
이 위치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플레이라면 '수비적'인 부분은 괜찮았다는 생각이다. 이는 토트넘이 QPR의 플랫 4에 접근해 최종 수비라인을 무너뜨리지 못한 채 무모한 중거리 슈팅에 의존했던 장면으로 극명히 나타난다. 상대 진영을 가르는 스루패스나, 상대 공격이 맥을 못 출 정도의 허리 장악력은커녕 볼 터치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이 선수가 중원에서 딱히 한 게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의 전체적인 경기 템포를 죽이고, 측면에 대한 지원 사격을 통해 토트넘의 최대 장점으로 꼽혔던 베일과 레넌의 스피드를 침묵하게 했음은 분명히 박수받을 부분이었다. 여기에서 박지성이 갖춘 장점도 두드러진다.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 그리고 수비적인 맥을 짚어 상대 공격을 지연시키는 능력은 QPR 미드필더 중 가장 탁월하다. 별거 아닌 듯 보여도 박지성이 앞에서 버텨주는 동안 QPR은 기본 수비 대형을 갖출 시간을 벌 수 있었고, 뒷선에서는 상대 공격을 지켜보다 적절한 시기에 냉큼 전진해 상대 공격을 잘라내는 것이 가능했다. 종패스로 전진하던 상대는 박지성-음비아가 버티고 있는 라인에서부터 측면으로 돌리는 횡패스를 남발했고, 아예 후방에서부터 성공률이 높지 않은 롱패스에도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확실히 강팀과의 미드필더 싸움에서 유용한 것이 박지성 카드다.
골과 승리가 필요한 QPR, 박지성에게 필요한 것은
공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선 첫째도, 둘째도 '정상적인 몸 상태로의 회복'이 절실하다. 강등 경쟁자 레딩이 이번 라운드에서 승점 3점을 챙긴 상황, 생존을 위한 QPR의 운명을 크게 좌우할 포인트 중 하나는 박지성의 몸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라네로-음비아-디아키테-숀 데리-파울린 등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아 보이지만, 부상이나 대표팀 차출 등 여러 변수를 따져보면 막상 그렇지도 않아 박지성의 몫이 상당히 중요하다. 방향을 전환하는 장면에서의 속도가 떨어지는 등 아직은 몸 상태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 하루 빨리 '지쳐 쓰러지며 꼴찌로 되돌아가는' QPR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