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이적시장 뒤흔든 '큰 손' 전북을 바라보는 눈

최종수정 2013-01-23 08:00

◇인천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정 혁 정인환 이규로(왼쪽부터). 사진제공=전북 현대

짧다면 짧은 세월이지만 2010년을 전후해 K-리그에는 '우승 로테이션'이 자리잡고 있다.

FC서울과 전북 현대가 양분하고 있다. 2009년 전북, 2010년 서울, 2011년 전북, 2012년 서울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서울과 전북은 마지막까지 피튀기는 우승 전쟁을 펼쳤다.

2013년 겨울이적시장, 지구촌 경제 위기로 대부분의 구단들이 살림살이 규모를 줄이고 있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뉴 페이스'는 경남에서 영입한 윤일록이 유일하다. 박희도와 이종민을 각각 라이벌 구단인 전북과 수원, 김태환을 성남에 내줬다. 윤성우를 2부 리그인 고양에 임대한 가운데 백업 골키퍼 조수혁은 인천으로 이적했다. 거액의 이적료에 의한 영입 제의가 올 경우 간판 선수 1~2명을 더 내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모기업인 수원도 예외는 아니다. '레알 수원'의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선수 영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유소년 육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민 루니' 정대세 외에 대어급 수혈은 없다. 울산 현대는 현상유지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소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군에 입대한 이근호 대신 한상운, 곽태휘의 빈자리는 박동혁이 메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도 쥐 죽은 듯 고요하다. 화려함을 추구하기 보단 내부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독 한 구단만 튄다. 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전북 현대다. 전북은 22일 인천 수비의 주축인 국가대표 정인환과 오른쪽 윙백 이규로, 수비형 미드필더 정 혁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스포츠조선 1월 17일자 단독보도> 방점이었다. 수비라인 재정비에 앞서 이미 공격과 중원의 보강을 끝냈다. 대전의 주포 케빈을 필두로 광주의 미드필더 이승기, 서울의 박희도, 대구의 송제헌 등을 품에 안았다. 이적시장에서 홀로 독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각 구단이 전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부러움 반, 시샘 반이다. 그래도 비난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아낌없는 투자는 오히려 신선한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전북은 인천 수비의 주축들을 싹쓸이하면서 이적료로 22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기는 15억원+α, 케빈은 5억원 등을 지급했다. 이적료만 50억원을 상회한다. 축구 산업 차원에서도 긍적적이다. 재정력이 떨어지는 시도민구단은 선수들의 이적으로 숨통이 틔인다. 전북의 투자는 단비인 셈이다.

무차별적인 영입도 아니다. 철저한 계획에 따른 보강이어서 눈길을 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전북은 최철순 정 훈 이승현 김동찬 김민식 등 무려 5명이 군에 입대했다. 내부 변화도 절실했다. 전북은 4년 전 이동국 김상식 에닝요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재미를 봤다. 베테랑들의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2009년 창단 후 첫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에는 리그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전기를 마련했다.

정체되는 순간 도태한다. 2009년 영입한 멤버들이 어느덧 노쇠했다. 김상식은 올해 플레잉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동국은 34세, 에닝요는 32세가 됐다. 세대 교체 시기가 도래했고, 겨울이적시장에서 칼을 빼 들었다. 향후 3~5년을 바라보고 20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닥치고 영입'은 전북의 새로운 물결이다.

세대교체와 더블스쿼드 구축을 사실상 완성했다. 지난 시즌 무관에 그친 전북은 올해 두 대회 동시 정복을 꿈꾸고 있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제패다. 이제 관심은 전북의 투자가 열매를 맺을까다. 곧바로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모험일 수 있지만 전북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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