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인 주무에서 출발해 대기업 그룹 전무까지, 그는 한국 프로축구의 산역사였다. K-리그와 함께 호흡한 30년 외길 인생이 제2의 전성기로 빛을 발하고 있다. FC서울을 이끈 한웅수 GS스포츠 전 전무(현 자문)가 '명강사'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찾는 구단이 한 둘이 아니다. 전국을 순회하며 30년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대전, 제주, 부산 등 K-리그 팀들에 이어 29일 프로야구 9구단 NC 다이노스가 그를 초청했다. 30일에는 전남 목포에서 전지훈련 중인 인천 유나이티드 훈련장을 찾았다. 강연이 예정돼 있는 축구단이 5개 구단이 넘는다. 프로배구와 프로농구 구단들도 2012~2013 시즌 후 벌써 예약을 해 둔 상황이다.
강의 주제는 '나는 진정한 프로선수다'이다. 종합선물세트다. 프로 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자기관리, 팀과 팬, 미디어나 에이전트와의 관계, 사회공헌 등 현실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다. 구단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현장감 넘치는 강의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강연 후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것이 구단의 전언이다.
한 전무는 프로축구 1세대 행정가다. 1982년 대한생명에 입사한 그는 최순영 대한축구협회장 시절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대한축구협회에 파견됐다. 이듬해 FC서울의 전신인 럭키금성 축구단 창단과 함께 주무로 말을 갈아탔다. 주무는 선수단 행정은 물론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3D 직종' 중 하나다. 밑바닥에서 축구를 배웠고, 1990년 사무국장에 이어 2002년 단장에 취임했다. 안양에서 연고지를 수도로 옮기며 '서울 시대'를 여는 데 산파역을 했다.
마케팅 능력도 독보적이었다. FC서울은 2010년 5월 5일 성남전에서 사상 첫 6만 관중(6만747명·1위) 시대를 열었다. K-리그 최다 관중 순위 톱 10을 독식하고 있다. 9자리(1~9위)가 서울이 연출한 작품이다. 올시즌에도 3년 연속 K-리그 최다 관중을 기록하며 흥행에서 으뜸이었다.
성적도 가속폐달을 밟았다. 그는 지난해 1985년, 1990년, 2000년, 2010년에 이어 다섯 번째 별을 달았다. 2010년에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그의 FC서울 역사는 우승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한 전무는 "강연을 유익하게 생각해 줘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불러만 준다면 이런 기회는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