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경기 출전 눈앞' 최은성, 그가 무덤덤한 이유

최종수정 2013-03-07 08:18


새 시즌 등번호를 22번에서 23번으로 바꿨다. 그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는 2002년 한-일월드컵때 달았던 등번호다.

2013년 23번을 달고 뛰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만들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전북의 수문장 최은성(42)은 올시즌 우승을 꿈꿨다. 프로에서의 첫 우승 단꿈에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앞두고도 무덤덤했다.

500경기보단 첫 우승

최은성이 개인 통산 500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다. 그 무대는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울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은성은 클래식 개막전과 그 전에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앙통전에 선발 출전했다. 전역한 골키퍼 권순태가 있지만 42세의 노장 최은성은 여전히 전북의 'No.1' 골키퍼다. 울산전에 출전할 경우 K-리그에서는 김병지(전남) 김기동(은퇴)에 이어 통산 3번째로 500경기 고지를 점령한 선수가 된다. 1997시즌 K-리그에 데뷔한 이후 17시즌만에 이뤄낸 금자탑이다.

그러나 최은성은 "다른 분들은 대기록이라고 하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셀렘도 없다. 솔직히 그냥 그렇다"면서 500경기 출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에서의 첫 우승이다. "500경기보다 우승하는게 꿈이다. 가장 큰 목표도 우승이다. 우승하는 경기 출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 현장에 있고 싶다. 리그에서 우승을 하면 축구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정점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간절한 바람만큼 올해는 어떤 시즌보다 우승의 냄새가 강하게 느껴진다. 전북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8명의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수혈했다. 2년 만에 K-리그 클래식 정상 탈활을 위한 투자였다. 최은성은 "우승권 전력은 확실하다. 자만하지 않고 한계단씩 올라가면 분명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군대 간 선수들의 공백을 새로운 선수들이 모두 메워줬다. 지난 시즌에 노출됐던 단점도 없어졌다"고 자신했다.

대전 팬들에게 전한 마음

2013년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은 특별했다. K-리그 데뷔 이후 15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대전이 첫 상대였다. 동계훈련부터 설레였다 한편으로는 마음도 무거웠다. 대전에서 쫓겨나듯 떠나 그를 아껴준 팬들에게 인사도 못한채 이별을 맞이했다. 팬들은 응원 보이콧을 선언하며 그를 내쫓은 구단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런 팬들이 있기에 마음의 상처 역시 치유할 수 있었다.

최은성은 개인 통산 499번째 경기였던 개막전에서 대전 팬에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선사했다. 대전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대전 팬들은 아쉬워했지만 최은성을 원망하지 않았다. 최은성 역시 동료들의 축하 속에서도 묵묵히 고개를 숙인채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팬들에 대한 예의였다. 경기가 끝난 뒤 대전 서포터즈석 앞에서 큰 절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최은성은 "대전에서 나올 때 인사도 못하고 왔다. 15년 가까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좋은 모습으로 헤어지지 못했다. 작년에 대전 홈에서 경기를 못해 인사할 겨를도 없었다. 올해 개막전에서 대전 경기장에 설 수 있어 설렘도 있었다. 그래서 경기 후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다. 오랫동안 팬들이 나에게 베풀어준 것에 대해 비하면 크지 않지만 마음만은 꼭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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