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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범근 SBS 해설위원과 최용수 감독 |
차두리(33)의 FC서울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최용수 감독(42)과 '차붐가(家)'의 대를 이은 인연이 눈길을 끈다.
최 감독의 오늘을 연 주인공이 차범근 SBS 해설위원(60)이다.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 위원과 최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의 연으로 엮여있다. 차 위원이 월드컵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최 감독은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였다.
차 위원은 꾸준히 최용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역 시절 최용수의 전성기였다. 그는 1997년 5월 28일 홍콩과의 프랑스월드컵 1차예선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최종예선에서는 7경기에 출전, 7골을 작렬시켰다. 카자흐스탄전에서는 골 세리머니를 하다 광고판 위에서 넘어져 팬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도쿄 대첩'도 함께했다. 차 위원의 감독 재임 시절 최용수는 A매치에서 14골을 기록했다. 스트라이커 최용수가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기회를 마련해 준 은인이 차 위원이다. 본선에서 아픔이 있지만 세월이 흘러 어느덧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스승의 정은 특별했다. 지난해 대행 꼬리표를 뗀 최 감독은 11월 21일 지도자로 최고봉에 올랐다. 제주를 꺾고 2012년 K-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차 위원은 이날 제자의 '우승 매직넘버 -1' 소식을 듣고는 한 걸음에 그라운드로 달려갔다. 패할 경우 '챔피언 축포'가 미뤄질 수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챔피언 찬가'가 울려퍼졌다. 제자는 난생 처음 헹가래를 받으며 최고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라운드로 내려간 차 위원은 우승 세리머니에 이어 인터뷰를 하는 최 감독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기다렸다. 최 감독은 라커룸으로 향하다 뒤늦게 차 위원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였다. 스승은 축하의 말과 함께 따뜻하게 제자를 안았다. 최 감독은 "선생님께서 대표팀 감독으로 계실 때가 내 축구 인생의 정점이었다.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감격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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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최용수(왼쪽)와 차두리 |
최 감독과 차 위원의 아들 두리도 각별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방장'과 '방졸'로 4강 신화의 꿈을 함께 꿨다.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가까울 정도로 막역하다. 최 감독은 2006년 8월 현역에서 은퇴했고, 서울의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2010년 대행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후 지난해 우승으로 만개했다.
차두리가 최 감독의 품에 안기면 관계는 또 달라진다. 줄곧 "형"이라 불렀는데 호칭이 "감독님"으로 바뀌게 된다. 돌고 도는 인연이 새삼 눈길을 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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