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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카타르와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갖는 대표팀 자체 연습경기에서 최강희 감독이 매서운 눈빛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양=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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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소속팀 QPR이 '강등 탈출'을 위해 무조건 잡아야 했던 17위 애스턴빌라에 무너졌을 때, 최근 들어 각성하고 쌓아온 ?공든 탑은 우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브라질로 향하는 최강희호도 마찬가지다. 우즈벡-이란 원정 2연전에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쳐 한 경기를 덜 치른 현재 A조 2위에 머물고 있는 대표팀의 미래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만약 승점 3점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가시밭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 '브라질행'을 위해 무조건 잡아야 하는 오늘 저녁 카타르전에서 기대하는 장면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꼽고 싶은 건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수비력. 최근 최종 예선과 평가전에서 주 실점 루트가 된 부분이라 이미 이에 관한 보도가 홍수처럼 쏟아져 이젠 귀찮을 정도다. 그럼에도 염치불구하고 또 한번 강조하고 싶은 이유는 기세등등하게 상대를 몰아붙이다 만주키치에게 선제골을 얻어맞고 도미노처럼 무너졌던 크로아티아전의 쓰리고 쓰린 기억 때문 아닐까. 맨마킹을 눈앞에서 너무 쉽게 놓치며 내준 선제골이 4-0 완패의 비극으로 이어졌음을 감안했을 때, 이번 카타르전에서는 끝까지 집중력을 갖고 몸을 맞대면서 경합해줘야 함은 물론이다.
이와 덧붙여 하나 더 당부하고 싶은 건 확실한 볼 처리다. 당시 최강희호는 수비를 끝낸 뒤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크로아티아 공격수가 2~3명씩 가담한 전방 압박과 맞서야 했고, 그 상황에서 볼이 위험 진영 내에서 계속 돌며 위험을 초래하는 장면을 몇 차례씩 반복했다. 카타르의 수준이 이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후방에서부터 완벽할 정도의 패스웍으로 상대를 쪼갤 수 없다면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다. 더욱이 중앙 수비를 봤던 곽태휘나 이정수가 전반전부터 다소 어이없는 볼 처리를 보였던 점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세트피스 수비를 마쳤어도, 볼 처리가 깔끔하지 못한다면 실점의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수비 상황에서 전환했을 때엔 상대를 넉다운시킬 만한 군더더기 없는 역습을 보고 싶다. 흔히 선수비 후역습이라면 오늘 저녁 카타르가 보일 기본 성향으로 생각하는데, 그 빈도가 높지는 않겠으나 대표팀에도 역습의 기회는 분명히 찾아온다. 앞서 말한 세트피스 상황이 끝난 뒤, 혹은 상대의 역습을 끊어 재역습을 진행할 때, 크로아티아전 전반전에 나왔던 빠른 템포의 깔끔한 역습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봐도 될까. 기성용과 구자철이 역습 과정에서 택한 패스 코스는 막힘이 없었고, 서로 동선이 겹치지 않게끔 쇄도해 역습의 경우의 수를 늘렸으며, 혼란스러워하며 물러나는 상대 수비에게 슈팅까지 선사했던 몇몇 장면들은 확실히 좋았다.
속공이 아닌 지공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때 절실히 요구되는 건 페널티 박스 언저리에서의 적극적인 슈팅 시도다. 켜켜이 쌓인 카타르의 수비벽을 상대할 최강희 감독이 손흥민을 쓰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심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으리란 예상이다. 두껍게 쌓인 수비의 좁은 공간에서 연계를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려는 장면이 90분 동안 수없이 반복될 텐데, 이럴 때일수록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가담해 의식적으로라도 슈팅 숫자를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슈팅을 난사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김두현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데, 중원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기성용-구자철의 슈팅력에 모든 기대를 걸어본다.
이렇게 진행된 공격 과정이 종료됐을 때, 수비 전형을 꾸리기 전 앞선 공격진들은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의 템포를 저지하며, 더 나아가 볼을 빼앗아 재차 공격을 노릴 것이다. 상대를 가둬놓고 쉼 없이 때리기엔 이만큼 좋은 시나리오가 없지만, 동료들과의 적극적이고도 확실한 콜을 통해 항상 적절한 선을 지키며, 과하지 않은 숫자로 압박을 펼치는 데 유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앞으로 나가며 상대를 몰았을 때, 그 층이 벗겨지면 곧장 중앙이 열려 개인 능력을 갖춘 카타르 공격진과 대표팀 중앙 수비가 직접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음을 주의하자. 화끈한 공격만을 노리다 맥없이 무너질 우려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토록 당연하면서도 기본적인 것들을 왜 이렇게 장황하게 나열했나 싶지만, 오늘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최종 예선 5차전 카타르전의 해법도 결국은 이와 직결된다. 메시라는 개인 전술이 없는 최강희호가 활용해야 할 카타르 격파 비법이 잘 먹혀들어 승리로 이어졌을 때, 브라질로 가는 길도 먼지 풀풀 날리는 비포장도로가 아니라, 매끈하게 잘 닦인 고속도로가 되는 것이다. 부디 승점 3점을 추가해 남은 일정을 편안히 가져가길 바랄 뿐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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