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이어지는 주전들의 줄부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전북을 강타했던 부상 '악령'이 올해 또 전북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느낌이다. 5월에 첫 위기가 찾아왔다.
준비 과정을 철저했다. 지난해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전북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분주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케빈, 이승기, 정인환 등 주전 선수 8명을 수혈하며 시즌 더블(K-리그 클래식,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노렸다. 올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편성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전북에 대패를 안긴 광저우 헝다(중국), 2007년 ACL 8강전에서 패배를 안긴 우라와 레즈(일본)가 포진했다. 모든 고비를 넘겼다. 광저우와는 2무승부를, 우라와에는 1승1무의 우위를 보이며 '죽음의 조'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리그에서도 '라이벌' FC서울을 어린이날 제압했다. 1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2010년 8월 25일 이후 8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경기마다 발생하는 부상자는 인력으로 막을 수 없었다. 중앙 수비수 정인환은 코뼈에 금이가는 부상에도 출전을 강행했지만 결국 발목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서울전에서 임유환은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이미가 찢어지며 40바늘을 꿰맸다. 김정우도 다리 통증이 도져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는 중이다. 부상으로 늦게 팀에 합류했던 에닝요는 무릎이 좋지 않다.
'부상병동' 전북은 11일 전남과의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 임유환 정인환을 모두 제외했다. 팀 수비의 중심을 모두 뺀 셈이다. 신인 권경원과 김영찬이 선발로 나섰다. 기동력이 좋은 전남에 수 차례 농락당했다. 결국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나 더욱 뼈 아팠던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 혁의 부상이다. 그는 전반 종료 직전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오른팔이 골절됐다. 전북 관계자는 "뼈 두 곳이 부러지는 복합 골절이라 수술이 필요하다. 4~6주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시즌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정 혁은 팀 수비의 또 다른 중심이었다. 뛰어난 공격 가담은 물론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 1차 압박을 가해주며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이었다. 군입대로 공백이 생긴 정 훈의 역할 이상이었다. 그러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전북에 가장 큰 고민을 안기게 됐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수비형 미드필더 대체자원이 많지 않다. 게다가 김정우도 몸상태가 좋지 않아 전북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가동하기가 힘들어졌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시작점인 중앙 미드필더가 약해지면 닥공의 위력도 반감될 수 밖에 없다. 파비오 감독 대행도 "정 혁은 많은 활약을 했던 주축 미드필더다. 매 경기 부상 선수가 나와서 앞으로 팀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 고민"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해 전북은 수비수 조성환이 ACL 광저우전에서 부상을 하며 시즌을 접었다. 그의 공백 속에 전북은 시즌 내내 수비 불안에 시달렸다. 올해 첫 장기 부상자가 발생했다. 1차 위기다. 정 혁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전북의 올시즌 더블 달성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