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태극전사 3총사가 인천에 끼치는 영향

최종수정 2013-05-14 08:20


경험이란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다.

올시즌 인천 유나이티드가 '강팀 킬러'를 넘어 강팀으로 도약한 것도 '경험'이라는 무기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 FC서울과 전북 현대를 꺾은데 이어 전통의 강호인 포항, 울산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창단 10주년을 맞이해 시·도민 구단 최초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목표로 삼은 것도 허황된 꿈만은 아니다.

그 중심에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한 주역 3총사가 있다. 김남일(36)과 설기현(34)에 이어 이천수(32)가 합류했다. 이들이 인천에 끼치고 있는 긍정적인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김남일과 설기현, 이천수가 경기장에서 열심히 해주는 모습이 정말 고맙다. 훈련장에서 솔선수범을 하면 후배들이 따라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덕분에 팀 분위기도 더 좋아지고 인천이 같이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남일 효과'는 지난 시즌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단다. 지난시즌 인천은 한 때 최하위까지 떨어져 강등을 걱정해야 했다. 최고참인 김남일은 선수단을 불러 모았다. 딱 한마디를 했다. "나는 강등되면 은퇴하면 되지만 너희들은 강등이 축구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이니 쉽게 생각하지 마라. 내가 애타게 열심히 뛰고 있는건 모두 너희들을 위해서다." 이후 선수단이 똘똘 뭉쳤다. 19경기 무패행진이 시작된 시점도 이때부터다. 김남일은 올시즌 인천의 주장을 맡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고 있다.

3총사의 막내인 이천수는 교착점에 서 있다. 임의 탈퇴 철회 이후 1년 여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그의 적응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운 이도 김남일과 설기현이었다. 이천수는 "남일이형과는 대표팀에서 말을 많이 안했던 사이다. 학교 선배지만 대표팀에서 말도 없어서 다가가기가 힘들었다. 인천에 합류한 이후 남일이형이 먼저 마음을 열어줘서 지금은 선배이자 형처럼 지내고 있다. 이제 기현이형까지 그라운드에 복귀해서 남일이형 뿐만 아니라 기현이형에게도 많의 의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겠다고도 했다. "대표팀에서 홍명보 선배와 황선홍 선배에게 의지를 하면서 경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지는 못해도 남일이형과 기현이형, 그리고 나의 존재가 분명 후배들에게 플러스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후배들이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3총사는 인천 전술의 핵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12일 열린 제주전에서 설기현이 후반 교체 출전을 하면서올시즌 3명이 처음으로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효과는 컸다. 김남일의 패스를 받은 이천수와 설기현이 좌우 측면에서 공격을 주도했고 인천은 후반에 일방적으로 제주를 몰아 붙였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김남일 이천수 설기현 등 베테랑이 인천을 활기차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인천의 강점은 개인 플레이가 아닌 팀워크다. 선배들이 이끌면 후배들이 따라오는 인천의 팀워크는 바로 2002년 태극전사 3인이 무거운 중심을 잡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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