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 개막을 앞두고 이근호(상주)는 "득점왕은 조국이형이 차지하고 우승은 상주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달간의 훈련소 생활로 인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개인 타이틀보다는 팀 우승을 노래했다. 그러나 이 말은 '겸손'이었다. 2012년 '아시아 최고선수'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상주 상무의 공격수 이근호가 킬러본능을 뽐내고 있다. 올시즌 1월 입대한 그는 급이 다른 경기력으로 득점과 도움 선두에 올랐다. 이제 그는 잠시 유니폼을 갈아입는다. 챌린지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3연전을 위해 최강희호 승선을 앞두고 있다.
일병 이근호
'일병' 이근호의 올시즌 성적표는 9경기 출전에 8골-3도움이다. 6골로 득점 2위인 정조국 양동현(이상 경찰축구단)에 2골 앞서있다. 도움에서도 염기훈(경찰축구단) 등 4명과 함께 3개로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기복 없는 활약이다. 최근 6경기 연속으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9개(6골-3도움). 또 3경기 연속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던 상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덕분에 상주(승점 18·4승6무)는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 선두인 경찰축구단(승점 22·7승1무)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울산의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이근호에게 새로운 환경은 장벽이 아니었다. 이근호는 "시즌 초반에는 훈련소에 다녀와 몸이 무거웠는데 처음과 달리 부담감도 덜었고 몸도 가벼워졌다. 그렇다보니 계속 골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이쯤되면 개막전과 달리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부려볼만 하다. 이근호도 "처음에는 팀 우승만 바랐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득점을 많이 해야 팀이 승리하고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득점왕과 우승,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국가대표 이근호
당분간 챌린지에서 이근호의 신들린 골 행진은 볼 수 없다. 최강희호 합류로 4경기에 결장한다. 이제는 팀이 아닌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상대의 골문을 노려야 한다. 최종예선 3연전 중 2경기의 상대가 중동국가인 레바논과 이란이라는 것은 호재다. A매치에서 기록한 16골 중 11골을 중동국가를 상대로 넣었다. 지난 3월에 열린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전(2대1 승)에서는 선제골을 넣으며 최강희호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중동 킬러' 이근호가 다시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기회다.
물오른 골감각이 태극마크를 달고도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러나 스스로 욕심을 버렸다. 그는 "대표팀에서는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다. 골을 넣는 포지션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중동팀과 했을 때 골을 잘 넣는다고 하는데 특별히 골 욕심은 없다. 오히려 대표팀에서는 욕심 부리면 안된다. 팀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동국이형이나 신욱이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넘어야 할 벽은 주전 경쟁이다. 최근 독일에서 맹활약 중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손흥민(함부르크)이 경쟁 상대다. 이근호는 "동원이 흥민이 승기 보경이 등 요즘 어린 애들이 잘하니 나도 열심히 해야한다. 내가 대표팀에서 잘하고 팀에 돌아가야 부대에서 좋아한다"고 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