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해진 제주전? 포항 '닥치고 올인'

기사입력 2013-05-29 08:03


◇지난 3월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렸던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이 득점에 성공한 조찬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이런 상황이 될 줄은 몰랐죠, 애매하네요."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표정이 짐짓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를 말한 것이었다. 포항은 내달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와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를 치른다. 2006년부터 1년에 1~2차례 해 온 제주 원정이니 새삼스러울 게 없다.

상황이 꼬였다. 더블볼란치 이명주-황지수가 동반 이탈했다. 이명주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연전을 치르는 A대표팀에 합류했다. 황지수는 지난 주 대구FC와의 13라운드를 앞두고 가진 팀 훈련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3주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빠듯한 살림살이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포항 입장에선 두 선수의 동반 결장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신진호 외에는 딱히 대체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황 감독은 "부상 등 변수는 얼마든지 있는 법인데, 하필 지금 걸렸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제주-포항전은 다른 팀보다 앞서 치르는 승부다. 올 초만 해도 후반기 일정으로 잡혀 있던 부분이었다. 제주 측에서 시즌 초반 "경기를 앞당겨 치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을 때 포항은 혼쾌히 일정변경을 수락했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조별리그를 소화하면서 결선 토너먼트행이 유력히 점쳐지던 때였다. 순위싸움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막판에 빡빡한 일정을 가져가는 것보다, 일찌감치 원정을 다녀오는게 이익이었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포항이 ACL에서 탈락하고 대표 차출이 겹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제주가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타는 것도 껄끄러워졌다. '쿨하게' 일정을 변경했던 포항 입장에선 입맛을 다실 만한 상황이다.

엎질러진 물이다. 정면돌파 밖에 방법이 없다. 황 감독은 일찌감치 제주도로 이동해 제주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공항에 내릴 때부터 야자수가 서 있는 제주도는 휴양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긴장의 끈이 느슨해질 수 있다. 내륙과 다른 변화무쌍한 기후도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원정팀이 제주도만 가면 혼쭐이 나는 이유다. 황 감독과 포항은 철저하게 대비하는 쪽을 택했다. 그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도전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웃으며 "제주전 계획은 어느 정도 세워뒀다. 컨디션 유지에 중점을 두며 우리 플레이를 잘 할 수 있는 쪽으로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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