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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은 인생의 한 장이다. 굴곡없는 선수는 없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외조부모와 함께 살았고, 그 때부터 축구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현실에 없다. 인천 시내 한 사찰에 영정이 모셔져 있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면 함께 호흡하고 있는 것을 믿고 있다.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그랬다. 2010년 FC서울이 10년 만에 K-리그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데는 김치우의 마침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막은 2010년 11월 7일이었다. 서울은 정규리그 최종라운드에서 대전과 맞닥뜨렸다. 선두 서울(승점 59)과 2위 제주(승점 58)의 승점 차는 불과 1점이었다. 서울은 전반 3분 정조국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후반 22분 대전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1-1. 인천과 격돌한 제주가 승리하면 순위가 뒤바뀌는 형국이었다. 그 순간 그의 발끝이 폭발했다. 후반 42분 전매특허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그 시즌 마수걸이 골이었고, 서울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2막은 12월 1일 이어졌다. 제주와의 챔피언결정 1차전, 0-2로 끌려가던 서울은 후반 13분 데얀의 만회골로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정규시간이 후반 45분에 멈췄지만 스코어는 그대로였다. 인저리타임이 열렸다. 행운의 사나이는 다시 한번 숨막히는 기적을 연출였다. 김치우였다. 제파로프의 패스를 받은 그는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동점골을 뽑았다. 서울은 극적으로 기사회생했고, 2차전에서 승리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5일(한국시각) 김치우는 최강희호를 벼랑에서 건져냈다. 패배의 먹구름이 드리워진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으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반전의 씨앗이었다. 무승부는 아쉽지만 승점 1점의 의미는 크다.
한국은 승점 11점(3승2무1패)으로 A조 선두로 뛰어올랐다.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한국 +6, 우즈베키스탄 +2)에 섰다. 이란이 이날 카타르를 1대0으로 꺾고 승점 10점(3승1무2패) 고지에 올라섰다.
한국은 안방에서 11일 우즈베키스탄(오후 8시·서울)과 7차전, 18일 이란(오후 9시·울산)과 최종전을 치른다. 안심할 수 없으나 여전히 열쇠를 쥐고 있다. 김치우의 한 방이 선물한 희망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