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월드컵' 대세는 역시 기술축구

최종수정 2013-06-18 08:04

사진캡처=FIFA

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이다.

전술의 역사는 월드컵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1966년 영국월드컵에서 4-4-2가 시작됐고,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토탈사커가 꽃을 피웠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통해 압박축구가 유행을 탔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기술축구가 대세로 떠올랐다. 월드컵이 개최되기 1년전에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은 다음 월드컵에서 유행할 전술을 미리볼 수 있는 무대다.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여전히 기술축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기술축구의 대명사와도 같은 스페인, 브라질, 이탈리아가 첫 판부터 실력을 과시했다. 스페인은 17일(한국시각) 브라질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B조 첫 경기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완벽히 제압했다.스페인 특유의 패싱축구는 완성도를 더했다. 점유율은 무려 71%였고, 슈팅수에서는 16대4로 압도했다. 우루과이는 스페인의 기술 축구에 막혀 공격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브라질 역시 16일 일본과의 A조 경기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브라질 특유의 기술축구에 일본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일본 역시 기술축구를 표방하지만 완성도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일본의 핵심' 나가토모 유토(인터밀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본과 브라질은) 모든 면에서 수준이 다르다. 중학생과 프로의 수준 정도 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탈리아도 17일 멕시코와의 A조 경기에서 2대1로 이겼다. 이탈리아의 막강 미드필드의 힘이 돋보였다. 안드레아 피를로,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이상 유벤투스), 다니엘레 데로시(AS로마) 히카르도 몬톨리보(AC밀란)로 이루어진 미드필드진은 만만치 않은 상대 멕시코를 압도했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가 등장하기 전 세계축구의 과제는 탈압박이었다. 압박축구는 세계축구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한국과 그리스가 각각 2002년 한-일월드컵 4강과 유로2004 우승을 차지하며 정점에 달했다. 압박의 시대를 무너뜨린 것은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였다. 이들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특유의 기술축구로 탈압박시대를 열었다. 절대강자의 등장과 함께 이들을 막기 위한 전술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극단적인 수비 전술이 대세였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은 9~10명의 선수들이 수비 진영에 진을 쳤다. 조제 무리뉴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아예 세명의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트리보테'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기술축구를 넘을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시즌 바르셀로나의 몰락은 기술축구의 실패라기 보다는 선수단 운영 실패가 더 컸다. 오히려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기술축구에 피지컬과 속도를 더한 업그레이드된 전술로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지배했다.

축구강국들도 기술축구 행렬에 동참했다. 대세를 따랐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 하다. 스페인, 브라질, 이탈리아는 색깔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술을 앞세운 탈압박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는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어설픈 압박으로는 상대의 기술축구를 꺾기 어렵다. 같은 축구라면 성패는 결국 누가 더 정교하고, 누가 더 빠른 축구를 구사할지에 달려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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