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즌 첫 승의 비결은 '제로톱'

기사입력 2013-06-23 21:24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대구 선수들은 모두 환호를 질렀다. 대구 서포터쪽으로 달려갔다. 골키퍼 이양종과 안상현은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 상의를 벗어 서포터들에게 던져주었다. 선수단 모두 서포터들 앞에서 일렬로 늘어섰다. 손을 맞잡고 서포터들과 마주봤다. 함께 만세 삼창을 외쳤다. 흡사 우승이라도 한 모양새였다.

23일 대구가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거두었다. 23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경기에서 5대3으로 승리했다. 올해 K-리그 클래식 시작 후 114일만에 거둔 승리였다.

꼬인 실타래를 제대로 풀었다. 대구는 첫 경기부터 이상하게 말리면서 졌다. 3월 2일 울산과의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원정경기였다. 대구는 전반 4분 한승엽의 강력한 중거리슛골로 앞서나갔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리드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후반 44분 꿈이 깨졌다. 울산 수비수 김치곤이 헤딩골을 넣었다. 후반 46분 김신욱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1대2로 졌다.

어처구니없는 패배에 대구는 기운을 잃었다. 이후 K-리그 클래식 12경기에서 5무7패로 무너졌다. 4월 20일 서울과의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대4로 대패했다. 당성증 감독은 사임했다. 백종철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백 감독은 길게 내다보기로 했다. 당장 1승을 거둔다고 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었다. 시즌 말미까지 강등권 싸움을 피할 수 없었다. 일단 경기 내용이 중요했다. 6월 4주간의 A매치 휴식기 이후를 D-데이로 잡았다. 그 때부터는 대구만의 플레이를 하겠다는 목표를 내 걸었다. 휴식기 전까지는 실전을 통해 선수들 평가에 나섰다.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며 실험했다. FA컵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5월 8일 홈에서 열린 FA컵 32강전에서 K-리그 챌린지의 수원FC에게 0대1로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FA컵 보다는 K-리그 클래식 생존이 우선이었다.

A매치 휴식기를 맞아 전지훈련을 떠났다. 6월 3일부터 12일까지 전남 목포에 캠프를 꾸렸다. 지난해 대구에 있었던 발터 피지컬 코치를 불렀다.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새로운 전술도 들고 나왔다. '제로톱'이었다. 목포에서는 제로톱 담금질에 힘섰다. 14일 J-리그 사간도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제로톱을 실험했다. 제대로 맞물리며 3대2로 승리했다.

울산전에서 대구의 제로톱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원톱 스트라이커인 이진호와 한승엽을 벤치로 내보냈다. 대신 황일수와 조형익 황순민 아사모아를 전방으로 세웠다. 4명의 미드필더들에게는 포지션 변경과 함께 뒷공간 침투를 명령했다. 황일수는 2골을 넣었다. 아사모아도 1골을 성공시켰다. 중앙 미드필더 송창호는 1골-1도움을 기록했다.

백 감독은 "미드필더와 공격수라는 틀을 깨기로 했다. 훈련때도 포지션의 개념을 없애는데 주력했다"면서 '대구표 제로톱'이 승리의 원동력임을 설명했다. 이어 "체력적인 부분에서 앞섰다"고 덧붙였다. 백 감독은 "서포터들이 계속 응원을 해주었는데 약간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서 기쁘다. 앞으로 2승, 3승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골을 넣은 황일수는 "선수들끼리 '울산을 상대로 우리 축구를 하자'고 다짐했다.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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