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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OPIC/Splash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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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루니는 잉글랜드의 희망이었다.
2002~2003시즌 혜성처럼 나타난 루니는 유로2004를 통해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빅스타로 거듭났다. 빠른 스피드와 넘치는 파워, 정확한 골 결정력, 남다른 축구센스를 지닌 그에게 유럽의 명문팀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뼛속까지 파랗다'는 에버턴의 루니를 잡은 것은 맨유였다. 루니는 2004년 여름 3000만파운드의 이적료로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맨유 이적 후 루니는 승승장구했다. 꿈에 그리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5차례나 하고 유럽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한차례 거머쥐었다. 잉글랜드 대표로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클럽 레벨에서는 모든 영광을 누렸다. 때로는 해결사로 나서고, 때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을 위해 희생하기도 했지만, 맨유의 중심은 루니였다.
그러나 2012~2013시즌부터 기류가 바뀌었다. 로빈 판 페르시가 영입되며 공격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결정적인 사건은 3월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벌어졌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루니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팀의 아이콘과도 같은 선수가 제외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 게다가 루니는 이전에 열린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에서 1골-2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영국 현지 언론은 중요한 순간 제외시킨 간판급 선수를 이적시키는 퍼거슨 감독의 스타일과 지난 2010년 한 차례 이적 파동을 겪으며 맨시티와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간 루니의 전력까지 들먹이며 그의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
설상가상으로 껄끄러운 관계인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맨유 감독으로 부임했다.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 시절 2002년 유망주였던 루니를 발굴해 기회를 줬다. 이때까지 둘간의 관계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스타가 된 루니는 모예스 감독의 통제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잦은 충돌을 일으켰다. 결정적으로 루니가 2006년 발간한 자서전 'My Story So Far (이제까지 나의 이야기)'를 통해 모예스 감독에 비난을 퍼부으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모예스 감독은 명예훼손과 모함에 대한 보상금과 책 판매 금지 처분을 요청하는 소송을 냈다. 퍼거슨 감독의 중재로 합의를 했지만, 둘은 사제에서 원수지간으로 바뀌었다. 현지 언론이 모예스 감독 부임으로 루니가 팀을 떠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일단 루니와 모예스 감독은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 일단은 서로가 서로를 원하고 있다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루니는 맨유에 잔류하고 싶다는, 모예스 감독은 루니를 잡고 싶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정확한 속내라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현지언론은 현재 휴가 중인 루니와 모예스 감독이 복귀 후 바로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서로를 소 닭 보듯 하던 이들의 만남에 현지의 관심이 뜨겁다. 이 자리에서 어느 정도 루니 거취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호날두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맨유가 검증된 공격수 루니를 팔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첼시의 적극적인 구애는 눈에 띈다. 첼시와 '재혼'한 조제 무리뉴 감독이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무리뉴 감독은 복귀 기자회견에서 "루니가 행복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라"며 "루니는 지금 선수로서 환상적인 기량을 뽐낼 나이에 있다. 경험이 풍부하고 기량은 성숙했지만 여전히 젊다"고 조언했다. 무리뉴 감독은 루니 이적설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지만 그를 원하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무리뉴 감독에 호감을 갖고 있는 루니가 첼시 이적을 원한다는 보도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첼시는 루니의 이적료와 주급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자금력을 지녔다. 첼시 뿐만 아니라 올여름 돈보따리를 풀겠다고 한 아스널, 돈이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파리생제르맹, 스타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데려오는 레알 마드리드도 루니를 원하는 대표적인 구단들이다.
루니의 거취는 올여름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루니는 공격수로는 정점에 오른 28세다. 십수년간 풍부한 경험까지 쌓았다. 엄청난 몸값임에도 불구하고 루니를 노리는 클럽은 줄을 섰다. 루니의 이적을 둘러싼 숨바꼭질은 이제 시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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