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위치에 대한 해법을 스스로 찾은 구자철

기사입력 2013-08-18 01:18



구자철은 공격형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다양한 위치에서 기용이 가능한 매력적인 카드다. 그러나 근래들어 구자철의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 4-4-2에서 중앙 미드필더로는 문제가 없지만, 4-2-3-1에서의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기에는 너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올시즌 당초 '부동의 에이스' 디에구의 백업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벗어나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자리 낙점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주변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리그,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 3관왕)에 일조한 구스타보까지 영입됐다. 구자철의 볼프스부르크 내 입지를 우려하는 독일 현지의 기사까지 나왔다.

그러나 구자철은 스스로 해답을 찾았다. 구자철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구자철은 17일(한국시각) 폭스바겐 아레나서 열린 샬케04와의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디에구와 수비형 미드필더 구스타보 사이에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며 승리를 도왔다. 볼프스부르크는 후반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4대0 대승을 거뒀다. 구자철은 디에구, 구스타보와의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하며, 향후 볼프스부르크 중원 '구 트리오'의 활약을 기대케했다.

구자철은 전반만 해도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애매한 위치선정으로 특별한 기여를 하지 못했다. 공을 잡는 횟수도 적었다. 구자철은 디에구와 공존한다기 보다는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전반 33분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구자철은 아크 정면에서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정적 장면을 연출했다. 조금만 왼쪽으로 흘렀다면 샬케의 골문을 열 수 있는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후반들어 구자철은 수비보다는 공격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경기를 펼쳤다. 적극적인 침투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9분 터진 크노헤의 행운의 골을 만들어낸 코너킥도 구자철이 얻어낸 것이다. 후반 24분에는 특유의 터닝 동작으로 상대수비를 따돌렸고, 후반 43분에는 두번의 결정적 슈팅이 상대의 악착같은 수비에 막혀 첫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구자철은 여전히 마인츠행을 고민 중이다. 마인츠는 구자철이 선호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약속하고 있다. 이적이 최선의 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 소속이다. 잔류에 대비해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의 해법을 찾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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