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강원과의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 역전 결승골을 기록한 뒤 화살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인천의 미드필더 남준재.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여름 사나이' 남준재(25·인천)가 부활포를 쏘아 올리며 인천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인천은 1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뒤진 후반 35분부터 43분까지 8분만에 이뤄진 '역전 극장'의 주인공은 남준재였다. 남준재는 1-1로 맞선 후반 43분 찌아고의 패스를 힐킥으로 방향만 바꿔 강원의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3경기 만에 승리를 신고하며 6위에서 5위(승점 38·10승8무5패)로 올라 상위그룹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여름 사나이의 부활이다. 남준재는 지난해 7~8월에만 10경기에서 5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인천의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올해도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3월부터 5월까지 10경기에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쳤고, 조커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도약의 기회는 여름이 시작된 6월에 찾아왔다. 6월 26일 성남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트린데 이어 7월 13일 대구전에서도 골맛을 봤다. 그리고 강원전에서 올시즌 첫 결승골을 기록하며 '여름 사나이'의 부활을 알렸다.
아내의 내조 덕분이다. 남준재는 지난 6월 2일, 3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지난해 11월 인천 홈 경기에서 골을 넣고 하프타임에 프러포즈를 해 결혼 승낙을 받아낸 지 7개월 만이었다. 두 살 연하의 어린 아내는 남편 내조에 전념했다. 남준재는 당시 부진의 늪이 길어지자 신혼여행도 미룬 채 훈련에 매진했다. 아내의 생각이었다. 그 덕분에 결혼을 한 6월, 시즌 첫 마수걸이 골도 터트렸다. 남준재는 "전반기에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는데 결혼을 하고 마음을 다시 잡았다"며 결승골의 공을 아내에게 돌렸다. 아내 얘기가 나오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어 아내를 '내조의 여왕'이라며 자랑을 늘어 놓았다. 그는 "결혼 한 이후 하루 세 끼를 다 잘 챙겨준다. 나이가 어리지만 요리를 정말 잘한다. 최근에는 덥다고 닭요리를 많이 해준다. 또 강원전을 앞두고는 복분자와 과일주스를 만들어줘서 팀 동료들과 함께 먹었다. 효과가 있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남준재는 아내를 위해 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활 세리머니'도 모두 아내를 향한 '큐피트의 화살'이다. 남준재는 "운동에만 전념하니 후반기에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아내의 내조에 맞춰 열심히 운동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강원전 승리는 남준재 뿐만 아니라 인천에도 큰 전환점이 되고 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역전승을 계기로 나머지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준재가 결혼을 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후반기에 더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여름 사나이의 부활에 인천의 첫 상위그룹 진출도 한 걸음 가까워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