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령탑들은 불면의 밤이다. 선수들의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다.
말이 필요없다.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 스플릿 분기점까지 3라운드밖에 남지 않았다. 승점 40점대의 선두 포항(승점 46)과 2위 울산(승점 42), 3~4위 전북, FC서울(이상 승점 41·골득실 +11, 다득점 전북 44골, 서울 42골)은 그룹A행이 확정적이다.
김남일 경험, 인천의 미래
인천은 지난해 그룹A 턱걸이에 실패했다. 마지막 벽을 넘지 못하고 그룹B로 떨어졌다. 1년을 기다렸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여전히 여정은 험난하다. 부산(홈)→수원(홈)→전북(원정)과 차례로 맞닥뜨린다. 부산과 수원은 스플릿 전쟁의 경쟁 상대다. 인천은 시도민구단의 유일한 희망이다. 자존심이 걸렸다.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을 지닌 리더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남일(36)이 핵이다. A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회춘 모드'로 재조명받은 그는 인천 공격과 수비의 시발점이다. 정신적인 지주로 어린 선수들의 생존 본능도 일깨우고 있다. 그가 있고, 없는 것은 천양지차다. 김남일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성룡 명예회복, 명가의 부활
수원은 매시즌 우승후보로 꼽혀 왔다. 한데 흐름이 바뀌고 있다. 부피를 줄이는 체질개선이 한창이다. 적자생존이다. 외국인 선수는 산토스 뿐이다. 지난해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수원의 현주소다. 누수로 인한 눈물도 있다. 그룹A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전력이 떨어졌다. 수원은 대구(원정)→인천(원정)→전남(홈)과 상대한다. 원정이 두 차례나 있는 것은 부담이지만 인천을 제외하곤 비교적 쉬운 대진이다.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28)의 부활이 관건이다. 그는 14일 페루와의 A매치에서 김승규(울산)에게 골문을 내줬다. 17일 성남전에서는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2대2로 비겼다. 감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승점을 쌓기 위해서는 골을 넣는 것은 물론 후방도 튼튼해야 한다. 수원의 운명은 정성룡의 명예회복에 달렸다.
파그너 '원샷원킬', 부산의 기도
"얽히고 설켜 너무 복잡하다. 패하면 안된다. 특히 인천과 제주 경기가 남았다. 두 경기에서 패하면 치명적이다. 남은 한 경기, 한 경기를 모두 결승전이라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인천(원정)→제주(홈)→포항(원정)전이 남은 윤성효 감독의 고통이다. 그룹A 커트라인인 7위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골이 필요하다. '원샷원킬' 파그너(25)의 상승세가 계속돼야 한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여름 사나이'다. 7월에만 5골(리그 4골, FA컵 1골)을 터트렸다. 7일 난적 FC서울과의 FA컵 8강전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스플릿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함께 뒤엉켜 있는 인천, 제주전은 전쟁이다.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골로 연결해야 한다. 스피드와 개인기, 결정력을 겸비한 파그너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송진형 두뇌회전, 제주의 반전
제주는 한때 선두까지 노렸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 10일 강원전 4대0 대승 전까지 5경기 연속 무승의 늪(2무3패)에 빠진 것이 한이다. 8위는 그룹B를 의미한다. 제주는 전북(홈)→부산(원정)→대전(홈)과 상대한다. 박경훈 감독은 "남은 3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특히 부산 원정경기를 이겨야 상위 스플릿에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진형(26)의 기복없는 활약이 절실하다. FC서울과 유럽에서 뛴 그는 제주의 공격을 조율하는 중원사령관이다. 두뇌회전이 빠르고, 패싱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다행히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강원전에선 2골을 터트리며 무승 탈출을 이끌었다. 송진형의 축구 지능이 빛을 발해야 제주가 반전에 성공할 수 있다.
김동섭 한(恨), 성남의 기적
불씨는 꺼지지 않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그룹B로 떨어질 수 있다는 악몽에 짓눌리고 있다. 성남은 눈을 돌릴 곳이 없다. 남은 3경기에서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려야 한다. 부산과의 승점 차는 3점이다. 자력으로는 그룹A에 진출할 수 없다. 전승을 거두고, 다른 팀들이 패해야 한다. 성남은 울산(홈)→강원(홈)→경남(원정)과 대결한다. 울산이 난적이지만 그외는 해볼만하다.
더 이상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스트라이커가 매경기 폭발해야 한다. 김동섭(24)이 키다. 홍명보호에서는 고개를 숙였지만 소속팀에선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1도움)로 상승세다. 모 아니면 도다. 성남이 기적을 연출하기 위해선 김동섭이 터져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