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없는 K-리그 심판, 성역의 덫에 걸린 심판계

최종수정 2013-08-29 08:02

25일 FC서울과 경남전에서 어이없는 판정에 의해 골선언이 번복되자 주심과 부심에게 항의를 하고 있는 데얀. 동영상캡처=FC서울

8월 3일 인천-울산전이었다.

후반 16분 측면에서 연결된 볼이 울산 김신욱의 손을 맞았다. 볼은 방향이 바뀌어 하피냐의 발끝에 걸렸다. 하피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두 번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인천 선수들이 '핸드볼 파울'을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했고, 이천수는 경고까지 받았다. 주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경기는 2대2로 끝났다.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의견이 분분했다. 프로축구연맹(이하 프로연맹)은 "오심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8월 25일 경남-FC서울전이었다.

후반 41분 고요한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경남 최현연이 유니폼을 잡고 늘어졌다. 균형을 잃었다. 넘어지기 직전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지만 볼이 손에 닿았다. 부심이 깃발을 들었지만, 주심은 어드밴티지 룰을 적용했다. 부심은 깃발을 내리고 다시 달렸다.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고요한의 크로스를 데얀이 골로 연결했다. 주심은 골을 선언했다. 부심도 하프라인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경남 선수들이 부심을 잡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부심이 고개를 끄덕인 후 주심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골 선언은 번복됐고, 최현연의 파울을 소급 적용했다. 서울 선수들이 달려가 항의했지만 상황은 이미 종료됐다. 코미디 같은 해프닝이었다. 누가 봐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프로연맹은 "오심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경기는 득점없이 끝났고, 서울은 8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똑같은 핸드볼이었다. 결론은 극과 극이었다. 프로연맹의 입장은 늘 그렇듯 '제식구 감싸기'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논리는 한결같다. '이중잣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지겨울 만큼 오심 논란은 단골메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명쾌하게 반성하는 목소리는 없다. 심판 조직을 향해 더 이상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다. 돌아온 대답은 뻔하다. 변명에 가까운 수사로 행위를 정당화할 뿐이다. 고요한 핸드볼 상황에서는 헤드셋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매경기 5대의 헤드셋이 동원된다. 대당 100만원인 고가의 장비다. 올시즌을 앞두고 최첨단 기기를 도입했다고 자랑이 대단했다. 주심과, 제1, 2부심, 대기심이 헤드셋으로 의사 소통을 한다. 관중석의 경기 감독관은 무전 내용을 들을 수 있다. 경기 종료 직전 골 번복 상황이 의아했던 취재진은 기자석 상단에 자리한 감독관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핸드볼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만약 헤드셋에 문제가 있었다면 감독관은 어떻게 그 내용을 알고 있을까. 쉽게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다.

심판은 신이 아니다. 실수를 할 수 있다. 오심 또한 경기의 일부다. 하지만 작금의 대응은 아쉬워도 너무 아쉽다. 성역의 덫에 갇혀, 매순간 보호막 뒤에 숨을 뿐이다. 칼이 들어오면 철저하게 방어한다. '우리는 절대선, 당신들은 절대악'의 궤변으로 어물쩡 물타기를 한다.

각 팀은 절박한 심정으로 매경기 운명을 건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구단별로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1년 예산으로 쓴다. 오심이 나오면 분통해 잠도 제대로 못 이룬다. 승점 1점에 구단의 미래도 엇갈릴 수 있다. 강등은 물론 우승 팀도 바뀔 수 있다.

물론 심판 판정은 어떤 경우에든 존중돼야 한다.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껴야 한다. 잘못된 심판 휘슬 하나로 1년간 쌓은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다. 권위의 탈을 벗기 바란다. 구단이 흘리는 눈물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된다. 왜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는지, 철저하기 반성을 해야 한다. "유감", "재발 방지" 등 자신들을 낮추는 목소리도 필요하다. 불신이 쌓이고 쌓이면 공멸 뿐이다. 축구에서 가장 이상적인 흐름은 심판이 보이지 않는 경기다. 그 선을 넘지 않길 바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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