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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홀가분함은 대한민국 예비역 남성이라면 공감할 수 있다. 웃음 뒤에는 다짐도 있었다. 마음속에 있던 3가지 빚, 하나는 갚았다. 이제 2가지만 남았다. 9월 28일 경찰에서 전역한 염기훈을 경기도 화성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전역하던 날을 잊지 못했다. 예비역으로서의 여유도 부렸다. 남아있는 오범석과 양상민 등에게 "1년 금방 간다.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했다. 진심도 있었지만 약간의 놀림도 있었다. 딱 1년전 김두현(수원)이 경찰에서 전역할 때 자신한테 했던 말이었다. 염기훈은 "1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쉽게 가는게 아니더라. 정말 어렵게 전역했는데 밖에서는 '벌써 나왔냐'라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2011년 경찰로 떠나기 전 염기훈은 우승컵을 약속했다. 당시 수원은 정규리그에서 선두권, FA컵에서 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에 올랐다. 트레블까지 가능했다. 염기훈은 "최소 우승컵 하나는 들고난 뒤 군대가겠다"고 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정규리그에서는 전북에 밀렸다. FA컵에서는 성남에게 졌다. 주심의 오심에 희생됐다. ACL 4강에서는 알 사드(카타르)의 무개념 플레이에 희생됐다. 염기훈은 쓸쓸히 경찰에 입대했다.
그로부터 2년. 염기훈은 이번만큼은 꼭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일단 목표는 내년 ACL 진출권이다. 현재 수원은 승점 46으로 5위에 올라있다. 4위 서울과는 승점 4점차다. 염기훈은 "올 시즌은 4위만 해도 내년 ACL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물론 우승도 목표지만 일단은 ACL에서라도 나서고 싶다. 2년전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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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의 빚
마지막 마음의 빚은 '아르헨티나전 설욕'이다. 2010년 6월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와 만났다. 염기훈은 선발출전했다.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3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였다. 오른발로 차면 되는 것을 스텝을 바꾸어 왼발로 찼다.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은 1대4로 졌다.
염기훈은 "아직도 그 때 생각이 난다"며 "기사 하나만 떠도 악플이 수백개씩 쏟아졌다. 마음아팠다"고 말했다. 설욕을 다짐했다. 그는 "수원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쉽지 않지만 만약 내년 월드컵에 간다면 그동안 욕먹은 것을 설욕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화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