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자존심 세운 FC서울, 이란의 통곡

최종수정 2013-10-03 02:50

'2013 AFC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FC서울과 에스테그랄(이란)의 경기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은 1차전을 다득점으로 승리해야 텃세가 심한 이란 원정 2차전을 여유롭게 치를수 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고요한의 두번째골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9.25/

서울은 더 이상 클럽팀이 아니었다. K-리그를 넘어 한국 축구의 대표였다. 이란에 찢겨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은 결승 진출로 회복될 수 있었다.

한국 축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이란 쇼크'에 울었다. 지난해 10월 16일 원정에서 0대1로 패한 데 이어 6월 18일 홈에서 벌어진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0대1로 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란전 패전에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축제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란이 재를 뿌렸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한국 벤치 앞으로 달려가 주먹감자를 날렸다. 몇몇 선수는 관중들을 향해 혀를 내밀며 조롱했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뿔난 관중들은 축제를 함께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케이로스 감독 등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벌금 징계를 받았지만 한국 축구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서울이 복수했다. 테헤란은 통곡의 성이었다. 그 곳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서울은 3일(이하 한국시각)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란 에스테그랄과의 ACL 4강 2차전에서 2대2로 비겼다. 25일 안방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서울은 1, 2차전 합계 4대2로 승리, 결승에 올랐다.

원정팀의 무덤, 역시 무늬가 아니었다.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273m에 위치해 있다. 고지대에선 산소의 양은 비슷하지만 밀도가 낮아져 똑같이 숨을 쉬어도 산소 섭취가 힘들어진다. 평지에 비해 운동하는 근육으로 산소 운반이 자연스럽게 저하된다. 체력 부담이 가중된다. 서울 선수들은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이란 선수들보다 더 활발하게 뛰었다.

고지대보다 더 괴롭힌 것은 10만명에 가까운 팬들이 운집, 굉음을 토해내는 일방적인 응원이었다. 특히 금지된 레이저 빔 공격으로 서울 선수들을 자극했다. 이를 잠재운 것이 서울의 한 수 높은 경기력이었다. 전반 37분 하대성이 선제골을 터트리자 아자디스타디움이 적막에 휩싸였다. 에스테그랄이 2골을 터트리며지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그 순간 차두리가 얻은 페널티킥을 김진규가 골로 연결했다.

아자디스타디움은 침몰했고, 팬들은 침묵하며 쓸쓸하게 자리를 떠났다. 서울이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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