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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갇힌 창살없는 '러시아 축구 감옥', 묵언수행의 나날이었다.
잠자던 오감이 꿈틀거렸다. 새로운 도전의 꿈이 샘솟았다. 코치들에게 전화해 그 순간을 교감했다. 자연인에서 A대표팀 사령탑으로 변신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달 이국에서 한가위를 보냈다. 영국에서 뛰는 선수들을 점검했다. 박주영(28·아스널)과는 추석 당일인 19일 마주 앉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피를 나눴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병역 논란이 일자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잠재웠다. 그러나 둘다 무뚝뚝하다. 살갑게 자주 전화를 하는 사이는 아니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후 첫 만남이었다.
홍 감독은 가장 관심인 거취를 물을 수밖에 없었다. 아스널에서 설 자리를 잃어 대표팀에 뽑고 싶어도 뽑지 못하는 암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제자의 말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주영이가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에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날이었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이적을 하지 않은 것은 마지막 도전을 위해서라고 했다. 팀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끝을 보려고 하더라. 밖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벵거 감독과도 사이가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안되면 겨울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물색하겠다고 했다." 결코 버릴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존재였다.
그리고 해외파의 3중고를 얘기했다. "해외에선 뛰는 선수들은 3가지 싸움을 동시에 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한 축구와의 싸움, 그 나라 문화, 언어와도 싸워야 한다." 너그러운 시선으로 해외파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는 당부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