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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2일 만의 반지의 키스 세리머니였다.
긴 세월을 돌아왔다. 골 맛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었다. 6월 26일(이하 한국시각) 우루과이와의 16강전(1대2 패)에서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의 세상이 활짝 열리는 듯 했다.
해가 바뀌었고, 2013년이 열렸다. 부활의 불씨가 지펴졌다. 2월 6일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0대4로 대패했지만, 그만 달랐다. 예전의 빛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6월,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데 이어 홍명보호에서도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는 스위스전에서 클래스가 다른 한 차원 높은 플레이를 펼쳤다. 골 뿐이 아니었다. 화려한 발재간을 앞세운 예술같은 개인기, 스피드, 반박자 빠른 패스에 상대 수비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창조적인 경기력의 핵이었다. 몸을 던지는 수비 가담도 일품이었다.
골기근의 덫에서도 탈출했다. 그동안 '소녀슛'이라는 오명이 있었다. 이청용은 전문 골잡이가 아니다. 골보다 어시스트를 즐긴다. 하지만 그를 따라다니는 아킬레스건이 '소녀슛'이라는 아쉬움이다. 힘없는 슈팅이 반복되는 바람에 붙여진 별명이다. 이청용도 잘 알고 있다.
최근 평가전에서도 번번이 찬스를 놓쳤다. 이날 출발도 그랬다. 후반 10분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닥뜨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26분에는 상대 수비의 패스를 끊어 기회를 맞았지만 골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 한을 후반 41분에 털어냈다. 2013~2014시즌 볼턴에서 아직 골 소식이 없는데 이날 득점이 전환점이었다.
이청용은 이날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주장 완장을 찬 후 데뷔전이었다. 만점 활약으로 보답했다. 특별한 하루였고, 그는 그라운드의 진정한 리더였다.
홍명보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입성, 17일 첫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는 러시아다. 19일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치른다. "내가 잘 하는 것보다 팀이 하나가 돼 좋은 팀으로 발전하는게 더 중요하다. 1, 2명이 잘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필요하고 잘 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너무 오랜만에 골을 넣었다, 앞으로 좋은 찬스에서 더 많은 골을 넣겠다. 스위스전 승리를 통해 러시아전을 더 자신있게 경기할 수 있게 됐다. 피곤하지만 러시아전까지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서 꼭 승리하겠다." 이청용의 미소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