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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인(왼쪽)이 2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39라운드에서 후반 40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 웨슬리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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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이 기사회생했다. 드라마의 주연은 '무명신인' 최승인(22·강원)이었다.
최승인은 2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9라운드에서 팀이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5분과 40분 잇달아 득점포를 폭발 시키면서 팀의 2대2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날 무승부로 강원은 승점 33이 되어 대구(승점 31·13위)의 추격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12위 자리를 지켰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멀티골이었다. 후반 중반까지 강원은 대구의 파상공세 밀려 찬스조차 잡지 못했다. 후반 5분 추가골을 내준 뒤 김용갑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전재호를 빼고 올 시즌 8경기 중 7경기를 교체로 나선 공격수 최승인을 넣었다. "이판사판의 도박이었다. 10골차로 지는 한이 있더라도 득점을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김 감독의 절박함은 후반 막판 5분 만에 해소됐다. 최승인은 후반 35분 아크 정면에서 김동기가 이어준 패스를 왼발골로 연결하더니, 후반 40분엔 김동기의 패스를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마무리 했다. 절망에 빠져 있던 강원 팬들 뿐만 아니라 벤치까지 모두 일어나 극적인 동점에 환호했다.
최승인은 부산 유스팀인 신라중 3학년이던 2007년 우연히 부산 2군으로 데뷔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2009년 J2(2부리그) 쇼난과 3년 계약을 맺었으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아마추어 무대를 전전하던 최승인은 올 초 강원 연습생으로 들어와 김학범 전 감독의 낙점을 받아 가장 나중에 계약을 맺고 간신히 클래식 무대를 밟았다. 치열한 경쟁 속에 잊혀지는 듯 했던 최승인이 다시 기회를 부여 받게 된 것은 김용갑 감독 부임 부터다. 김 감독의 신뢰 속에 차츰 출전 기회를 늘려가던 최승인은 지난달 30일 경남전에서 프로 첫 공격포인트(도움)을 쏘아 올린데 이어 대구전 멀티골로 진가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최승인을 두고 "최근에 많이 정성을 들였던 선수"라며 "그동안 (클래식에서) 노출이 잘 안됐던 선수였기 때문에 상대에게 혼란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김영후가 부상 중이어서 대체자로 기용할 생각이었다. 기대 이상의 엄청난 활약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감격스런 프로 데뷔골에도 최승인은 아무런 세리머니 없이 경기를 마쳤다. 그는 "선수들 모두 오늘 경기를 비길 생각이 없었다"면서 "골을 넣어 개인적으로 좋을 진 몰라도, 팀은 아니었다. 세리머니할 생각도 하지 않고 3번째 골을 넣고 싶었다"고 다부진 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후반 교체투입 전) 감독님의 주문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수비는 형들에게 맡겨놓고 공격에 올인하자는 생각 뿐이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최승인은 "프로에 데뷔해 뭔가를 보여주기 보다 잘 녹아들자는 생각을 했다"며 "전반기에 컨디션이 그다지 좋진 못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건 다 내탓이다. 다행히 후반기에 컨디션이 올라왔고, 기회가 주어져 좋은 결과가 나온 듯 하다"고 공을 김 감독과 동료들에게 돌렸다.
최승인에게 30일 제주와의 클래식 최종전은 화룡점정의 기회다. 그는 "(대구전에서) 지고 있다가 극적으로 비겨서 분위기는 더 좋아진 것 같다. 마지막 경기도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며 "아직 벼랑 끝에 서 있다. 자만할 여유가 없다. 남은 제주전도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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