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긱스의 멈추지 않는 도전

최종수정 2013-12-02 07:59

◇라이언 긱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불혹(不惑). 나이 40세를 일컫는 단어로 마음이 흐려져 갈팡질팡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의 인생을 기준으로 한다면 반환점을 돈 시기다.

그러나 운동 선수에게 불혹의 의미는 다르다. 하물며 90분 내내 엄청난 체력과 몸싸움을 필요로 하는 축구에서 40세는 할아버지 이상의 의미다. 그러나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긱스는 지난 11월 29일 40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도자가 아닌, 어엿한 선수로서 맞이한 생일이었다. 그것도 유럽 최고의 클럽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말이다. 1990년 17세의 나이로 맨유와 성인 계약을 맺은 긱스는 무려 24시즌째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긱스는 생일 하루 전인 28일 열린 레버쿠젠과의 2013~201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하며 5대0 대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무려 10km를 뛰었고, 패스 성공률은 92%에 달했다. 노장 선수로 치부하기에 긱스는 여전히 위대한 선수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그의 축구인생을 돌아봤다.

긱스는 말그대로 맨유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살아있는 역사다. 긱스는 1992년 EPL이 출범하기 전부터 맨유와 함께했다. 영국의 통계매체 스쿼카는 그가 얼마나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했는지를 분석했다. 긱스가 여전히 맨유를 지키는 동안 에릭 칸토나, 피터 슈마이헬,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등이 모두 은퇴를 선언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그의 축구인생의 절반도 뛰지 않았다. 따낸 트로피 숫자를 살펴보자. 총 34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PL 우승 13회와 FA컵 4회, 리그컵 3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UEFA 슈퍼컵 1회, 인터내셔널 컵 1회, FIFA 클럽 월드컵 1회, 커뮤니티 실드 9회 등의 엄청난 우승 경력이 그를 더욱 완벽한 선수로 만들었다. 디에고 마라도나, 요한 크루이프 등 축구의 전설들도 긱스의 클럽 커리어에 미치지 못한다. 개인상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PFA(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 영플레이어상 2회, PFA 올해의 선수상 1회, PFA 올해의 팀 6회 등 30여 개의 개인상을 따냈다. 긱스는 1992년 9월19일 토트넘 전에서 첫 득점을 올린 이후 매 시즌마다 득점에 성공했다. 통산 168골을 넣었다.

긱스는 EPL 역사상 네 번째로 40세 이후까지 선수 생활을 지속한 필드 플레이어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테디 셰링엄(40세 271일), 케빈 필립스(40세 89일), 고든 스트라칸(40세 82일)에 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자신의 도전을 멈출 생각이 없다. 긱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은퇴에 대해 묻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단지 익숙해졌을 뿐"이라며 "누군가는 2008년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직후가 은퇴의 적절한 시기였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 후 5년이 지났다. 그 때 이후에도 나는 세 번의 EPL 우승을 차지했고, UCL 결승 무대에도 두 번이나 올랐다. 스포츠에는 나이에 대한 차별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도전이라고 받아들인다"고 했다.

긱스는 이제 1000경기 출전에 도전한다. 그는 지금까지 맨유 유니폼을 입고 953경기에 나섰다. EPL 666경기에 출전했다. 올시즌에도 12번의 출전에 성공했다. 지금같은 몸상태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다. 사람들은 1999년 4월 14일 아스널과의 FA컵 4강전에서 기록한 긱스의 환상적인 골을 기억한다. 긱스는 중앙선에서부터 환상적인 드리블로 아스널 수비수 4명을 제친 후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골문상단을 꿰뚫었다. 그에게 이제 다시 이런 골을 성공시킬만한 주력과 개인기는 없다. 그러나 열정으로 무장한 긱스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와 함께 맨유에서 뛰었던 박지성의 말은 긱스의 위대함을 설명하기에 가장 완벽한 표현이다. "긱스는 우러러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선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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