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부산은 성적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시즌 목표는 중상위권 유지였다. 최근 성적만 따져보면, 목표는 충분히 달성됐다. 무엇보다 지난시즌부터 도입된 스플릿시스템 이후 두 시즌 연속 그룹A에 생존했다. 이번 시즌 '더블(정규리그, FA컵 우승)'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투자 대비 고효율' 팀으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1차 목표 달성 이후 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우승 경쟁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전쟁은 남 얘기였다. 이렇다보니 치열하게 그룹A에 살아남아도 다음 목표 설정이 힘들었다. 안주는 아니다. 동기부여가 부족했다. 물론 '빅4(포항, 울산, 전북, 서울)'와 전력차가 난다는 현실의 벽도 존재한다. 또 정책적으로 젊은 피를 육성하겠다는 정몽규 구단주의 입장이 견고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정 구단주의 생각이 달라졌다. 2014년,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젊은 선수 육성과 더불어 ACL 티켓도 획득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구단주는 17일 축구인 자선골프대회 시상식에 참석한 뒤 윤성효 부산 감독과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구단주는 "내년에는 ACL 티켓을 따보는 것도 좋지 않겠냐"며 넌지시 의견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감이 상승했다. 부산은 올시즌 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그냥 젊은 팀'에서 '만만히 볼 수 없는 젊은 팀'으로 변모했다. 윤 감독은 젊음이란 색채를 유지하되 무한 경쟁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문구단 재건'에 발판을 마련했다. 고무적인 것은 우측 풀백 박준강, 공격형 미드필더 정석화 등 풍부한 경험이란 보약을 먹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여기에 베테랑들과의 조화로 내년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 구단주가 원하는 ACL진출의 꿈이 이뤄지기 위해선 충족돼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공격력 향상이다. 지난시즌 막판 양동현이 경찰청에서 복귀해 공격의 파괴력을 높였다. 또 부상에서 회복한 섀도 스트라이커 윤동민과의 투톱 호흡도 괜찮았다. 여기에 홀로 15골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는 외국인공격수 딱 한 명만 있으면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것이 윤 감독의 생각이다.
윤 감독은 이미 윌리안과 호드리고를 방출했다. 파그너만 남겨뒀다. 윤 감독이 원하는 확실한 스트라이커 자원은 윌리안과 호드리고를 합친 몸값보다 비쌀 수 있다. 그러나 2015년 ACL 진출을 바란다면 정 구단주의 타깃형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