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DO 덴 하그와의 2013~2014시즌 에레디비지에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6경기(1무5패)에서 승리가 없었던 에인트호벤은 겨울 휴식기 직전 2연승을 질주, 리그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사실 박지성은 12월 초부터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했었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는 "지성이는 이번 달 초부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복귀가 늦춰진 것은 코쿠 감독의 배려였다"고 설명했다. 코쿠 감독은 박지성의 부상 재발을 우려했다. 2주간 박지성을 아낀 코쿠 감독은 16일 위트레흐트전(5대1 승)에서 첫 출전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이날 덴 하그전에서도 박지성을 선발 출전 명단에 포함시켰다.
코쿠 감독이 박지성에게 주문한 작전은 '박지성 시프트'였다.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박지성은 계속해서 중앙으로 이동해 플레이를 펼쳤다. 박지성의 포지션 체인지는 상대 수비진에게 혼란을 줬다. 상대 수비수들은 박지성의 활발한 움직임 때문에 자신이 마크해야 할 선수가 바뀌면서 우왕좌왕했다. 상대적으로 팀 공격의 파괴력도 높였다. 박지성 쪽으로 시선이 몰리자 멤피스 디페이와 위르겐 로카디아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다.
무엇보다 박지성은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이날 박지성을 제외하고 선발 출전한 에인트호벤 10명의 평균 나이는 20.1세였다. 젊은 선수들은 최근 극도의 부진을 경험했다. 선제골을 허용하면 따라가지 못했다. 먼저 골을 넣더라도 뒷심 부족으로 경기가 뒤집히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박지성이 뛴 최근 두 경기에선 전혀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골을 넣으면 더 많은 골이 터졌다. 골을 넣고도 강한 수비 집중력을 유지했다. 박지성은 흥분도 잘하고 포기도 빠른 젊은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시켰다. 젊은 선수들도 박지성을 믿고 따랐다. 10~14살이나 많은 베테랑 박지성이 그라운드 위에서 하는 조언은 벤치에서 외치는 코쿠 감독의 주문과 동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