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포옛 선덜랜드 감독이 변했다. 동시에 팀의 중심인 기성용(25)의 '기용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포옛 감독은 기성용이 지난해 9월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한 이후 쉼 없이 그를 기용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캐피탈원컵(리그컵), FA컵 등 무대를 가리지 않았다.
기성용은 선덜랜드 입단 이후 열린 30경기 중 26경기에 출전했다. 선발출전은 24경기에 이른다.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까지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그 사이 3골-2도움을 기록하며 단숨에 선덜랜드의 에이스로 떠 올랐다. 기성용의 활약을 발판삼아 선덜랜드는 리그컵 결승에 진출했다. FA컵에서는 8강에 안착했다. 포옛 감독은 '임대 신화'를 작성 중인 기성용을 두고 "행운의 부적"이라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스완지시티에서 선덜랜드로 이적한 기성용이 감독의 신뢰 속에 출전을 보장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쉼표 없는 강행군이 되려 우려를 낳았다. 그의 피로누적 부상을 걱정하는 시선이 존재했다.
다행히 기성용의 출전 시계가 느리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최근 FA컵 2경기에 연속으로 결장했다. 1월 26일 키더민스터와의 FA컵 32강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17경기에 연속 출전했던 기성용은 약 80여일만에 찾아온 달콤한 휴식을 즐겼다. 15일 열린 FA컵 16강전 사우스햄턴전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포옛 감독은 사우스햄턴전(1대0 승)에서 기성용과 일부 주전선수들을 제외한 1.5군을 투입했다. 덕분에 기성용은 강풍으로 연기된 맨시티전(13일)까지 포함해 23일로 예정된 아스널전까지 2주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기성용이 주전경쟁에서 밀린건 결코 아니다. 앞만 보고 달렸던 포옛 감독의 속도조절이 기성용의 기용법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된다. 포옛 감독은 모든 경기에 주전 선수들을 출전시키던 이전과 달리 최근 경기에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FA컵에는 1.5군을 기용한다. 그래서 주전인 기성용은 FA컵 2경기에 연속 결장했다. 반면 강등권 탈출을 위해 리그 경기에는 주전들을 투입해 승리를 노리고 있다. 선덜랜드는 승점 24로 18위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17위 이상으로 순위를 끌어 올려야 한다. 17위인 웨스트브롬위치와 승점이 동률이다. 리그 경기 1승이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포옛 감독이 선택과 집중을 택한 이유다.
포옛 감독은 16일 FA컵 8강에 진출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컵대회 우승보다 리그 잔류를 더 원한다"며 "컵대회에서 우승한다면 큰 명예를 얻게 되지만 컵대회 결과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포옛 감독의 구상대로라면 기성용은 23일 열리는 아스널과의 EPL 27라운드 출전이 유력하다. 기성용은 당분간 리그 경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포옛 감독의 '기성용 기용법' 변화가 기성용과 선덜랜드에 '윈-윈'으로 작용할지는 기성용의 활약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