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사령탑 데뷔전 즐긴 조민국 감독, '철퇴타카' 이슈 예감

최종수정 2014-02-27 07:38

조민국 감독. 사진제공=울산현대

울산 현대 선수들은 결전을 앞두고 똘똘 뭉쳤다.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올시즌부터 울산의 새 지휘봉을 잡은 조민국 감독(51)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다. '공격의 핵' 김신욱은 "감독님이 적지에서 프로 무대 첫 기쁨을 누리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필승의지를 불태웠다.

선수들은 약속을 지켰다. 조 감독이 프로 사령탑 데뷔전에서 환하게 웃었다. 울산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원정 1차전에서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조 감독은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프로 사령탑은 처음이지만, 15년간 아마 무대에서 쌓은 경험은 무시할 수 없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조 감독은 동의대와 고려대 감독을 거쳐 2009년부터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을 맡았다. 특히 재임기간 울산미포조선을 두 차례나 내셔널리그 통합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때문에 프로 사령탑도 감독 생활의 연장일 뿐이었다. 새 시즌을 여는 첫 경기에서 긴장보단 설렘이 컸던 이유다.

뚜껑은 연 '조민국표 티키타카'는 성공적이었다. 조 감독은 지난 4년 간 김호곤 전 감독이 일궈놓은 텃밭에 거름을 뿌렸다. 기존 김신욱의 제공권을 이용한 롱볼 플레이에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식 공격축구(티키타카)를 가미시켰다. 11명의 선수들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면서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해나갔다. 자연스럽게 골 결정력도 향상된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47초 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울산은 전반 35분 김신욱이 선제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8분 뒤에는 조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고창현이 멋진 왼발 발리 슛으로 부활 골을 터뜨렸다. 후반 21분에는 강민수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여기에 '철퇴'도 살아있었다. 김영삼-강민수-김치곤-이 용으로 구성된 포백 수비라인은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미드필더들의 역습도 빨랐다. '철퇴타카(철퇴축구+티키타카)'는 새시즌 이슈를 예감케 했다.

1월부터 진행한 선수단 개편도 대만족이었다. 조 감독은 '확실한 백업멤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주전과 기량차가 크지 않은 백업 선수들을 모으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백지훈을 비롯해 최태욱 정동호 알미르 김근환 등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영입됐다. 이날 백지훈과 최태욱은 후반 중반 교체투입돼 중원 조직력을 강화시켰다. 기량이 한 물 갔다는 얘기는 할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조 감독은 "프로 감독을 맡고 첫 공식 경기라 큰 기대는 안했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떨어져 있어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선수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잘해줬다. 경기 자체를 즐겼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선제골을 허용한 것이 큰 자극이 됐다. 승부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이라면 선실점을 생각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실점을 내주면서 판단이 명료해졌다. 선수들이 90분 동안 내가 생각한대로 움직여줬다. 첫 실점 후 추가골을 내주지 않은 부분이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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