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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전의 산증인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지난해를 끝으로 강원과 계약이 만료된 김은중은 자유계약(FA)신분으로 새 둥지를 찾았다. K-리그 클래식 뿐만 아니라 챌린지, 심지어 해외 리그에서도 김은중 영입을 원했다. 선뜻 결정을 내리진 못했다. 좋은 조건보다 아름다운 퇴장을 원했다. 17년 간의 프로 생활 끝자락에 다다른 백전노장의 바람이었다. 친정팀 대전은 3년 전부터 김은중 복귀를 염원했다. 빠듯한 살림이 매번 발목을 잡았다. 대신 진심을 담았다. 1997년 창단 멤버이자 간판 스타로 예우했다. 또 다른 프렌차이즈 스타 최은성(43·전북)을 잘못된 결정으로 잃었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적시장 내내 얼어붙었던 김은중의 마음은 진심의 힘입어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결국 대전에서의 마지막 도전을 택했다. 김은중은 "대전의 진정성 있는 대화에 마음이 움직였다. 나를 내세워 거절할 수 없었다"며 "대전은 내게 첫 팀이자 마지막 팀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김세환 대전 사장은 "팀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희생을 결심한 김은중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은중 복귀로 대전의 '축구특별시 복귀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차세대 공격수 서명원(19) 등 알짜배기 영입으로 새로운 생존방식을 찾았다. K-리그 통산 427경기 출전, 120골-55도움을 기록 중인 김은중의 가세는 말 그대로 화룡점정이다. 고종수 안정환 이동국과 함께 K-리그 전성시대를 열며 홈 경기 때마다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 김은중 복귀로 팬심도 돌아설 전망이다. 김은중과 함께 2001년 FA컵 우승의 기적을 달성했던 김영근 코치를 스카우트로 영입한 것도 '팬심 잡기'의 일환이다. 김 사장은 "구단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에게 예우를 갖추고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김은중 영입으로 성적과 팬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